새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행보에 이번에는 하원의장이 제동을 걸었다.
21일(현지시간)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meangingful vote) 개최를 불허한다고 결정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오늘 안건은 48시간 전에 내놓은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하원은 이미 이에 대해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는 반복적이고 무질서하기 때문에 오늘 승인투표 안건은 토론에 부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의회 규약은 동일 회기 내에 같은 사안을 표결에 상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같은 규약을 근거로 정부의 승인투표 재추진을 가로막은 것이다.
이에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버커우 하원의장이 공정성을 잃었다며 비판했다. 또 존슨 총리가 지난 19일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 요청 서한을 보내 상황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만큼 승인투표를 다시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커우 의장은 그러나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일축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버커우 하원의장이 승인투표를 가로막은 데 대해 총리가 실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곧바로 EU 탈퇴협정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탈퇴협정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적으로 필요한 각종 법안을 말한다.
기존 EU 회원국으로서의 법률 등을 영국 국내 법률로 대체하고, 전환(이행)기간, 상대국 주민의 거주 권한, 재정분담금 등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적 효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가 상정한 EU 탈퇴협정 법안은 다음날인 22일 표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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