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메르코수르는 앞으로 4년간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라과이·우루과이와 8,000개 이상 품목에 대해 관세를 내리기로 합의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의 협상만 남겨놓았다. 앞서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장관은 지난 8월에도 “아르헨티나가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면 브라질은 메르코수르를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6월 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시장개방 요구 이유는
아시아와 FTA 공들이는 브라질
아르헨 좌파정부 대비 사전공세
아르헨티나에 대한 브라질의 강경한 압박 흐름은 아르헨티나 좌파정부 출범에 대비한 사전공세 성격이 짙다. 오는 27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중도좌파연합 ‘모두의전선’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기업인 출신의 친시장주의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꺾고 승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국내 산업에 대한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은 채 메르코수르·EU FTA가 서둘러 체결됐다며 합의 내용이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와의 FTA 합의에 차질이 생기면 브라질의 대외교역 확대 정책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브라질은 EU는 물론 한국·싱가포르와도 메르코수르를 통해 FTA를 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메르코수르·EU FTA가 흔들리면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의 무역협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일본과의 FTA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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