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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코노미] 펫시터·펫택시…'펫일자리' 쏟아진다

수의사·영양사부터 사별애도상담원 등

내년까지 일자리 4만1,000개 만들기로

관련 자격증도 270여개 급증세 눈길

시장 규모 2027년 6조원대 성장 전망

강동구, 취업 교육에 반려견 분야 운영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유기동물 분양센터 ‘리본’에서 유기·유실견 관리를 맡고 있는 김기정씨가 지난 23일 리본 사무실에서 강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권욱기자




“강아지와 산책하실 때는 목줄의 끝과 중간 정도를 두 손으로 나눠 잡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강아지와는 나란히 걸으세요. 산책 때 강아지는 사람의 다리만 보기 때문에 보호자와 함께 걷는다는 안정감을 줘야 합니다”

지난 23일 서울 강동구청 앞의 거리. 사단법인 ‘유기견없는도시’의 서지형 봉사교육팀장의 반려견 행동학 실습 강의에 사람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수업을 듣는 이들은 서울 강동구가 시행하고 이 사단법인이 운영하는 ‘반려견 행동전문가 양성과정’ 참가자들이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은 사람들로, 강의 내용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주의 깊게 움직이고 있었다. 1기 모집 당시 경쟁률이 2대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현재 수업이 진행 중인 4기에도 모집 정원 20명에 지원자가 30명이었다.



‘펫팸족’ 1,000만명 시대, 관련 시장이 커지는 만큼 일자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반려견 행동 전문가인 강형욱씨가 처음 방송에 출연하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본 대중은 이제 직접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자격증을 따 일자리에 뛰어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오는 2020년까지 반려동물 관련 일자리를 4만1,000개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동물병원 수의사나 애견센터·동물수입상 등에서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시터’, 반려동물 이동서비스인 ‘펫택시’ 등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한 직업군들이 등장했다.



◇올해만 3조원대 시장… 일자리 파이를 키우다=반려동물과 연관된 산업의 시장 규모는 매년 급증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지난 2015년에는 1조8,994억원에 그쳤던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가 올해 3조원, 내년 3조3,753억원에서 2027년 6조원까지 커지리라 전망했다. 자연히 반려동물과 연관된 서비스 업종도 늘게 마련이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2018년 반려동물 보호, 복지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반려동물 관련 업체는 2012년 2개 업종, 2,159곳에서 지난해 8개 업종, 1만3,491개소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미용업(애견미용실), 위탁업(유치원), 전시업(펫카페), 운송업(펫택시) 등 4개 업종이 관련 서비스업으로 새로 인정됐다. 이들 네 업종에서 지난 한 해 등록된 업체 수만 모두 8,146개에 달한다.

관련 자격증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 ‘반려’로 검색하면 259개의 자격증이 뜬다. ‘애견’이라고 검색했을 때 뜨는 민간자격증은 29개다. 중복 항목을 제외해도 273개에 이른다. 반려동물 관련 자격증은 2008년 애견미용사·반려견지도사 등이 처음 등록된 후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2015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민간자격증의 흐름을 보면 생애주기와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다”며 “초기에는 반려동물을 기르거나 관리하는 일과 관련된 분야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은 동물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장묘·미용 등의 자격증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직업군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직업군을 소개하며 동물 분야에서만 15개 직업을 제시했다. 반려동물복지사, 반려동물의 행동 통제를 돕는 반려동물행동상담원, 먹이·사료·영양식 등 영양성분을 연구하는 동물영양사 등이 대표적이다. 치료 분야에서는 동물재활공학사와 동물 물리치료 전문가 등이 꼽혔고 관련 장묘업체가 늘어나는 것과 맞물려 반려동물장의사는 물론 키우던 동물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위해 상처를 치유하도록 돕는 반려동물사별애도상담원도 소개됐다.





◇정부·지자체도 반려동물 일자리에 팔 걷어붙여=이처럼 반려동물 관련 인력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 자치구도 일자리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앞다퉈 청년 취업 지원·장년 재교육 지원 정책으로 반려견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반려동물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강동구 외에 서대문구·동작구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앞선 자치구는 강동구다. 강동구는 2017년 11월 반려견 행동전문가 양성과정 1기를 양성한 후 현재 4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지윤 강동구 사회적경제과 주무관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행동을 이해하고 문제를 예방하려는 시민의 수요도 늘어났다”며 “청년들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일반 시민 강의 개설, 유기·유실견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관내에 위치한 유기동물 분양센터 ‘리본’에서 교육을 실시해 교육생들이 자연스럽게 유기·유실견과 접촉하며 실습할 수 있도록 했다. 점차 다양해지는 반려견 관련 산업의 추세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구성했다. 강아지의 행동으로 심리상태와 욕구를 파악하는 ‘반려견 행동학’을 비롯해 영양학·수의학·탐지견 등 특수견 교육, 미용학 등을 배울 수 있다.



1기 수료자 14명(교육생 총 20명) 중 8명이 취업에 성공했고 1명은 창업에 뛰어드는 등 가시적 일자리 창출의 성과도 있다. 2기 교육생으로 현재 유기동물 분양센터 ‘리본’에서 유기·유실견 관리를 맡고 있는 김기정(31)씨는 “반려견 관련 직업의 전망을 보고 지원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반려견 교육 강사 외에도 애견용품 창업에 뛰어든 동기도 있어 진로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가자격증의 확충이나 새로운 관련 업종을 인증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약 3만2,000개였던 반려동물 관련 일자리 수가 2020년까지 4만1,000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펫시터·펫시터중개업 등 새로운 서비스 업종을 만들고 민간자격인 동물미용자격은 국가 공인화하고 반려동물훈련지도사 등의 국가자격을 신설한다.

고미정 유기견없는도시 교육부장은 “반려동물의 수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생기면 받는다기보다는 반려동물을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또 늘어야 한다”며 “인구 5분의1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만큼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
/박준호·변재현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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