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장관 풍자 애니매이션에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발끈했다.
한국당은 28일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속옷만 입은 문 대통령, 수갑을 찬 조 전 장관을 희화화한 애니메이션을 게재했다.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빗댄 영상에서 문 대통령을 빗댄 캐릭터는 보이지 않는 옷 대신 실체 없는 ‘안보재킷’과 ‘경제바지’를 입고 ‘인사 넥타이’를 맸다. 안보재킷을 입자 ‘북나라가 즉위를 축하하는 축포를 쐈다’고, 경제바지를 입자 ‘소득주도성장과 길거리에 나앉은 국민들’이 겹쳐졌다.
인사 넥타이를 매는 장면에서는 조 전 장관이 체포되는 장면을 그려 넣었다. 수갑을 찬 조 전 장관의 캐릭터를 보고 문 대통령의 캐릭터는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의 은어)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했다.
한국당은 해당 애니메이션에 대한 제작발표회까지 열었다. 황 대표는 “오른소리라는 이름처럼, 가짜·거짓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우리 당의 이해를 떠나 국민 입장에서 옳은 소리를 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네티즌은 영상이 공개되자 크게 분노했다. 2004년 8월 28일 당시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공연한 ‘환생경제’와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이다. 당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노가리’라 표현하며 풍자라고 하기에 민망한 내용과 욕설과 성적 비하로 비판받기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높이려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인가”라며 “(영상이) 지금의 대한민국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에 어울리는 정치의 행태인가.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성찰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동영상을 만들어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진의를 잘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민주당에게는 “동화를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