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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여가 트렌드 해운대 호캉스, ‘4계절 호캉스 특구’ 발돋움 기대

특급호텔 숙박지출 증가세 가장 높아…가족단위 여행객이나 외국관광객 늘면서 ‘특급호텔 쏠림’ 심화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등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시대 흐름은 ‘호캉스’가 인기 있는 여가 트렌드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직장인들이 자유롭게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들의 일요일 객실 점유율이 10%, ~2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요일 휴가를 내고, 숙박료가 금~토요일보다 상대적으로 싼 일요일에 체크인하는 주말 투숙객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특급호텔들의 격전지라고 할 수 있는 부산 해운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6년경부터 호텔 건설 붐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비즈니스호텔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호캉스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파라다이스호텔, 웨스틴조선호텔, 노보텔앰배서더호텔, 그랜드호텔 등 5성급 호텔들은 여름 성수기나 주말 연휴에는 객실을 잡기도 어렵고 객실료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한편, 부산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증가할수록 특급호텔 이용비율이 다른 숙박시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부산관광산업 동향분석’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대비 숙박시설 지출액이 모텔/여관 등은 약 10% 감소하고, 1급 호텔은 3.8%, 2급호텔은 9.4% 증가에 그친 반면, 특급호텔은 15.8%증가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특급호텔에서 지출한 비용도 전년대비 29% 가량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급호텔 쏠림 현상이 향후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늘수록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대의 한 호텔 관계자는, “특급호텔들은 객실 외에도 다양한 부대시설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고, 시설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자본력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시설을 이용하기 원하는 가족단위 ‘호캉스족’이나 외국인관광객이 느는 추세는 이들 특급호텔들에게는 호재라는 얘기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해운대에서는 내년에 새로운 특급호텔들이 속속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을 끄는 곳은 부산 최고층 엘시티의 101층 랜드마크타워 3~19층에 들어서는 ‘시그니엘 부산’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시그니엘 서울’에 이어, 롯데호텔이 럭셔리 브랜드 호텔로서는 두번째 오픈하는 호텔이다. 올해 11월말이면 엘시티가 준공되지만, ‘시그니엘 부산’은 인테리어공사, 시스템 및 설비, 운영조직 등 정비를 거쳐 내년 6월 총 260실 규모로 오픈 예정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을 끼고 있고 탁 트인 해변 조망을 자랑하는데다가 바닷바람을 객실에서 바로 느낄 수 있도록 모든 객실에 발코니를 설치했다. 인피니티 풀, 해외 유명 브랜드 스파 등 고급스러운 부대시설을 갖춰 해운대의 대표호텔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호텔 자체시설 뿐만 아니라, 엘시티 내에 조성되는 워터파크, 쇼핑몰, 테마파크,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옛 노보텔 앰배서더호텔 자리에는 신세계조선호텔이 내년 하반기에 새롭게 문을 연다. 신세계의 5성급 브랜드 호텔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동백섬의 웨스틴조선호텔도 내년에 리모델링에 들어갈 계획이다. 290실의 객실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이에 맟춰 시설을 고급화한다.

파라다이스호텔은 가족단위 호캉스 손님을 선점하기 위해 키즈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관련 시설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에 대응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은 4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 2017년 재개장한 바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특급호텔은 기본적으로 시설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분야”라면서, “호캉스가 보편화될수록 호텔 고급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해운대 같은 세계적인 해변관광지의 특급호텔들은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자원이 되어야 한다”며, “건물 꼭대기의 워터파크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처럼 차별화된 시설과 콘텐츠를 갖춰 계절에 관계없이 레저와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대가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계절적 특성을 뛰어넘는 ‘전천후 호캉스’ 관광특구가 되는데에 특급호텔의 기여도가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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