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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더 드라마]"단역부터 주연까지 캐스팅 조율…방영 드라마 모두 모니터링하며 배우 분석하죠"

■김우종 캐스팅 디렉터

김우종 드라마 캐스팅 디렉터./권욱기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연부터 조연, 단역, 아역 등 최소 수십 명에 달한다. 사극의 경우 수백 명이 넘는 단역들이 참여하기도 한다. 이 많은 배우들의 캐스팅은 과연 어떻게 이뤄질까.

드라마 제작 뒤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비하인드 더 드라마’의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드라마에서 배우들의 캐스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우종 캐스팅 디렉터를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경제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캐스팅 디렉터라는 직업에 대해 “캐스팅을 확정하는 역할이 아닌 조율자이자 기회 제공자”라고 소개하며 “원래 방송국에서 조연출이 하던 일을 외주 주면서 생겨난 15~20년 정도 된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김 디렉터는 10년 전 지인 소개로 우연히 이 일에 뛰어들어 tvN ‘또 오해영’과 ‘나의 아저씨’ ‘위대한 쇼’, KBS ‘김과장’과 ‘국민 여러분’ 등의 드라마 캐스팅을 맡았다.

캐스팅 작업은 통상 한 명의 캐스팅 디렉터가 주연부터 조연, 단역까지 한 드라마의 캐스팅 전체를 맡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장 먼저 확정되는 것은 주연배우다. 대본이 4부 정도까지 나오면 촬영 스케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출연 가능한 주연 배우 후보들을 리스트업한다. 그 중에서 제작사나 감독이 가장 원하는 배우부터 차례대로 섭외가 진행된다. 간혹 대본 집필 과정부터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둔 경우라면 그 배우 스케줄에 맞춰 촬영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는 “요즘에는 주인공 섭외가 가장 힘들다”며 “드라마는 많아졌는데 주인공을 할 만한 배우는 한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작사나 감독이 원하는 캐스팅이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인터뷰 중에도 그의 전화는 쉴새 없이 울렸다. 그는 “작품을 하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두세 개, 많게는 네 개까지 하다 보면 각 팀의 감독, 조감독에게서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온다”며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고 캐스팅 디렉터에게 따로 인센티브는 없는 만큼 작품을 많이 할수록 수입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배우를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하는 그에게는 드라마 시청도 중요한 업무다. 현재 방영 중인 모든 드라마를 최소 1~2회는 반드시 보려고 노력한다. 내용을 보기보다는 어디에 나온 누가 연기를 잘하는지 기억해둬야 캐스팅 작업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억력이 좋고 눈썰미가 좋으면 일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 제작 환경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자 그는 “초반에는 드라마가 대부분 생방송처럼 제작되고 쪽대본이 많아 스케줄이 임박한 시점에 단역들을 섭외하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단역들은 대본이 나올 때마다 캐스팅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보다는 내일 당장 촬영 시간에 되는 사람을 찾아야 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제작 기간이 좀 더 여유로워지면서 갑작스럽게 캐스팅하는 경우는 이전보다 줄었다. 또 이전에는 방송사 편성이 확정된 후에야 배우를 찾고 촬영이 시작됐다면, 요즘은 편성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를 확정하고 촬영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그 과정에서 드라마의 퀄리티는 올라갔지만 촬영 일수가 늘어나고 제작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그는 “이전에는 6개월 만에 드라마 한 편이 완성되기도 했다면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되는 내년에는 촬영 기간만 6개월에 총 제작기간은 1년~1년 반이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직업이지만, 자신의 안목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는 캐스팅 디렉터로서 보람을 느낀다. 그는 “캐스팅 한 배우가 감독님에게 연기를 참 잘한다는 칭찬을 받거나, 추천한 배우가 오디션을 거쳐 캐스팅됐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디렉터는 “캐스팅 디렉터는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직업”이라며 “한 작품에 몰두해야 하는 감독과 달리 여러 작품을 하는 캐스팅 디렉터는 정보가 많고 객관적·중립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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