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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6명 살인 연루' 北주민 2명 추방...'깜깜이 북송' 논란일듯

11월2일 삼척으로 월남

정부 "16명 승선원 살해 연루

국민 생명·안전 위협 높아 결정"

통일부·국정원 신병처리 엇박자

적절한 관련규정도 없어 비판일듯

김연철 (가운데) 통일부 장관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가 탈북민 송환 문제로 정회되자 윤상현(오른쪽) 외통위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일 강원도 삼척으로 내려온 북한 어부 2명을 7일 북측으로 추방하면서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강제북송’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들이 일반 주민이 아닌 살인 범죄 연루자들이어서 송환 조치가 적절했다는 입장이지만 야당 등 보수계에서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깜깜이’로 절차를 진행한 데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정부의 공개 브리핑이 아닌 한 언론사의 사진 기사를 통해 외부에 우연히 공개됐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한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는 장면이 취재 카메라에 포착됐고, 그 과정에서 ‘오늘 오후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할 예정’이라는 등의 장문의 메시지 내용이 노출됐다. 이들은 실제 이날 오후 3시12분께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송환됐다.

문자 메시지에는 강제북송을 의심하게 하는 내용과 함께 주무부처 간 합의가 진행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이뤄진 정황도 담겨 있었다. ‘북한 주민들은 11월 2일 삼척으로 내려왔던 인원들이고 자해 위험이 있어 대한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할 예정이다. 참고로 이번 송환과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간 입장 정리가 안 돼 오전 중 추가 협의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통일부는 부랴부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 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이탈주민법은 테러 등 국제형사범죄, 살인 등 중대한 범죄자나 위장탈북자, 해외에서 오래 근거지를 가지고 생활한 사람 등은 법의 보호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들의 추방 계획을 북측에 서면으로 통보했고 북측은 하루 뒤 인수 의사를 표했다. 이들은 20대 남성들로 동해 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배에서 선장의 가혹행위 등에 불만을 품고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범행에 가담한 인원은 3명이었는데 오징어를 처분하고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책항에 들렀다가 일행 중 1명이 북한 당국에 검거됐다. 남쪽으로 도주한 2명은 11월 2일 우리 군에 나포됐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이들을 추방했다고 밝혔지만 조사과정의 투명성을 담보하지 않고 북송 과정을 ‘깜깜이’로 진행하면서 이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전례가 없다. 유사한 매뉴얼과 여러 법령체계를 갖고 있지만 이 사안에 적절한 규정이나 그런 것을 갖고 있지 않아 별도로 고려해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정부가 판문점을 통해 북한 주민을 북측으로 강제추방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그 사이에 퇴거 조치 등을 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를 하면서 최종적으로는 귀순 의사가 없는 상태에서 나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들은 우리 해군에 제압된 직후 귀순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문자 메시지의 발신자가 공동경비구역(JSA)의 현역 중령이고 수신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라는 점을 지적한 뒤 “정부가 비밀리에 (이들을 북한으로) 보낼 때까지 철저히 국민을 속인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국민을 상대로 중대한 안보 사건을 속이려고 하다 우연히 밝혀진 것”이라고 비판했다./박우인·방진혁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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