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3·4분기 당기순이익이 3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이 2015년 미국 셰일가스 프로젝트에 2,700억원을 대출해줬지만 부실화해 관련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4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 분기 당기순익은 3조 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00억원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일반은행의 성적표는 양호했다. 3조 1,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지난해보다 8.8%(3,000억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시중은행이 2조 8,000억원을 기록해 11.9%(3,000억원) 급증했다. 다만 지방 경기 침체에 핀테크 가속화라는 복병까지 만난 지방은행은 3,000억원에 그쳐 13.5%(1,000억원) 줄었다.
주목할 부분은 KDB산업은행, 수은, 농협, 수협, 기업은행 등이 포함된 특수은행 부문이다. 3·4분기 당기순이익이 7,000억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35.9%(6,000억원) 급감했다. 지난 10월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수은이 지난 2015년 8월 미국 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참여 기업인 ‘에이티넘에너지’에 2억 1,700만달러(현재 2,570억원)을 대출했지만 광권의 가치가 불과 1년 만에 20% 수준으로 폭락했고 지난 9월 30일 연체가 발생하는 등 사실상 복구 불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수은 관계자는 “9월 30일 만기가 돌아와 연체처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위험도에 맞게 중장기 충당금을 쌓아왔는데 회계처리 기준에 맞게 이번에 이를 반영한 결과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은행의 수익률도 악화했다. 국내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55%로 0.1%포인트 내렸다. 일반은행은 0.7%로 변동이 없었지만 특수은행이 0.26%로 0.3%포인트 감소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7.06%로 1.2%포인트 내렸으며 세부적으로 일반은행은 9.64%로 0.36%포인트 올랐지만 특수은행은 2.99%로 3.6%포인트 하락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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