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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눈치에 구조조정 엄두 못내는 금융권

비대면시대 조직 슬림화 시급한데

"정부 눈밖에 날라" 몸사리기 급급

금융사 고액 퇴직금으로 명퇴 유도





저금리로 인한 업황 악화에 비대면 채널 확대 등 금융환경마저 급격히 변화하면서 금융권이 인력 감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생존을 위해서는 비용 졸라매기와 지점 축소 등을 통해 날렵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지만 정부의 눈치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은 고육지책으로 고액의 퇴직금을 쥐여주며 명예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직원들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들 은행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그 결과 2,000여명이 짐을 쌌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희망퇴직 추진에 실적마저 뒤바뀌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했다. 지난해 KB금융지주는 대규모 희망퇴직금과 특별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으로 4,710억원을 지출하면서 금융권 순익 1위 자리를 신한금융지주에 내줬다.

은행들이 퇴직금 비용을 무리하게 지출하면서까지 인원 감축에 나서는 것은 인사적체 현상을 풀어낼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고령 인력은 내보내고 신규 디지털 인력을 흡수하는 등 비대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중무장을 해야 할 때지만 정부 눈 밖에 날 수 있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확대로 오프라인 영업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라며 “신규 디지털 인력을 뽑기 위해서는 고령 인력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 은행들의 희망퇴직 추진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감원 움직임은 금융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보험 업계와 카드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 급감했고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도 1조4,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줄었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책임준비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타격을 받은 카드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인력 감축에 대한 위기감이 크다. 국내 증권사들이 현장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조직의 군살을 줄이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일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미공개 정보 이용 논란 등으로 리서치 조직의 축소를 예상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45개의 증권사 지점은 939곳으로 전년(1,012개)보다 73곳 줄었다. 임직원 수도 같은 기간 3만5,750명에서 3만5,589명으로 200여명 감축됐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올 초 희망퇴직 등의 이유로 전년보다 327명이 줄었다.
/이지윤·이완기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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