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무기한 파업 닷새째인 24일 열차 운행률이 80% 수준으로 집계됐다. 파업 소식이 미리 알려져 큰 혼란은 없지만 시민들의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전체 열차는 평시 대비 80.9%가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열차별로는 KTX 76.9%, 일반열차 66.7%, 화물열차 34.2%, 수도권 전철 89.3% 수준이다. 파업 참가율은 31.0%(출근대상자 2만8,273명 중 8,777명)로 집계됐다. 하지만 계속되는 파업으로 승객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주말을 맞아 전국 주요 대학의 수시면접과 논술시험이 열리는 만큼 수험생들의 불편이 가장 컸다. 이날 한국외국어대 논술고사를 치른 이모씨는 “지하철까지 파업하는 줄 몰랐다”며 “평소보다 1시간가량은 여유 잡고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험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말 내내 파업에 따른 운행 시간표를 공유하고 대체 교통편을 묻는 글들이 대거 올라오기도 했다.
수험생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친척을 만나러 이날 대구에서 KTX를 타고 아내와 함께 서울역을 찾은 직장인 박모 씨는 “돌아가는 표가 밤늦은 시간밖에 없어 내려갈 땐 고속버스를 타기로 했다”며 “열차를 매일 타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코레일 직원은 “일요일 아침이 평일보다 덜 붐비긴 하지만, 철도파업 소식이 언론에 많이 나오다 보니 평소보다 사람이 더 적게 몰렸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소식이 알려지면서 고속버스 등 다른 대체 수단을 찾아 큰 혼란은 없었다. 지난 23일 한양대 수시 논술시험을 치르려고 부산에서 상경한 김모 씨는 “파업 중이라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알고 있어서 표를 예매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사측에 2020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4조2교대 근무형태 변경을 위한 안전인력 충원, 4% 수준의 인건비 정상화,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 개선, KTX·SRT 고속철도 통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이같은 요구 조건을 두고 노사는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전날(23일)에 이어 오늘 오전 9시부터 실무 교섭이 재개되며 이견이 조율되면 본교섭을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이희조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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