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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생활 같았다"…폭력에 노출된 성인 실업팀 선수들

실업팀 선수 인권실태조사 결과보고

언어폭력34%·신체폭력15%·성폭력11%

사생활 침해도 심각…주말에도 못나가

/이미지투데이




# “이야기를 하다가 물건을 집어 던지는 거예요.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모욕감을 느꼈어요.” (20대 후반 선수)

# “시합이 일주일 남은 시점에도 술자리에 끌고 나가요. 7일 중 7일을 술을 마신 선수도 있었어요. 술자리가 저녁에 시작되면 다음날까지 마시는 경우도 다반사예요. 여성 선수에게 감독님 지인을 강제로 소개해줘요. 계속 연락하라고 하고요.” (30대 초반 선수)

성인 실업팀 선수들이 신체·언어적 폭력과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지난 21일 진행한 ‘실업팀 선수 인권실태조사 결과보고 및 인권보호방안 원탁토론회’에서는 실업팀 운동선수가 당하는 폭력에 대한 증언이 나왔다. 인권위는 지난 7월22일부터 8월5일까지 직장운동부를 운영하는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40여개 공공기관 소속 실업 선수 1,251명과 실업 선수 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성인 선수 33.9%는 언어폭력을 경험했고 15.3%는 신체폭력을 겪었으며, 11.4%는 성폭력을 당했다. 이는 인권위가 지난 4일 발표한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당시 학생 선수의 언어폭력 경험은 15.7%였고, 신체폭력과 성폭력 경험은 각각 14.7%, 3.8%였다. 특히 신체폭력의 경우 응답자의 8.2%가 ‘거의 매일 맞는다’고 응답했고, 신체폭력을 당해도 67.0%가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폭력 가해자로는 남성 선수에게는 선배 운동선수가 58.8%, 여성 선수는 코치가 47.5%로 가장 높았다.

성폭력 문제도 심각했다. 한 30대 여성 선수는 “감독이 시합 끝나고 카메라가 집중됐을 때 자신에게 가슴으로 안기지 않았다고 화를 냈다”며 “‘선생님을 남자로 보느냐, 가정교육을 잘못 받은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 선수는 “유니폼을 입으면 옷이 붙어 몸이 드러나는데, 꼭 성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신체 모양, 몸매 관련 농담’을 듣는 경우가 6.8%였고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당하거나(5.3%)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는 경우’(4.1%)도 있었다. 성폭행(강간)을 당한 선수도 3명(여성 2명, 남성 1명) 있었다. 특히 여성 선수는 결혼하거나 임신 계획을 세우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거나 은퇴를 종용받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의 사생활 침해도 심각했다. 실업 선수 86.4%가 합숙소 생활을 경험했고, 대부분 선수에게 선택권이 없었다. 지도자나 선배 선수와 한집에 살면서 개인 공간은 물론 사생활도 보장되지 않았다. 한 20대 선수는 “밤에는 숙소에서 외출을 마음대로 못 하고 시합이 다가오면 주말에도 못 나갔다”며 “교도소처럼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성인 선수임에도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성 지도자 임용을 늘려 성별 위계관계 및 남성 중심 문화의 변화를 통한 인권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와 토론회 논의 등을 토대로 관련 부처 및 대한체육회 등에 실업팀 직장 운동선수의 인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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