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기관사의 열차 탑승시간 연장을 놓고 또 다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공사는 “하루 12분 탑승시간을 늘리는 자구노력이 없다면 인력 충원을 하기 어렵다”는 주장이지만 노조는 “인력 충원을 합의해 놓고 근로 조건을 개악했다”며 맞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민주노총 소속)은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의 승무분야 탑승시간 연장을 강력 비판했다. 윤병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달 노사 합의안에 승무 인력 209명 증원을 합의안에 담아냈지만 공사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다이아(교대 근무표) 개악을 통해 합의를 부정했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의 합병으로 탄생한 서울교통공사는 양 공사 통합 이후에도 기관사들의 운전시간을 다르게 운영했다. 5~8호선은 도시철도공사의 취업규칙에 따라 4시간 42분을 승무했고 1~4호선은 4시간 30분 탑승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8일부터 1~4호선의 승무 시간을 4시간 42분으로 조정했다. 노조는 “승무분야 노동시간을 일방적으로 늘린 것은 노사 간 신의성실 원칙과 근로기준법, 지난달 체결한 단체협약을 모두 위반한 것”이라며 “노동조건 개악 철회 요구를 공사가 끝까지 거부하면 투쟁은 끝장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1999년 서울메트로의 단협으로 4시간 42분 승무 시간을 정한데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4시간 30분 탑승했기 때문에 연장은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노사가 합의한 209명의 증원은 서울시의 정원 조정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측의 자구노력이 없으면 설득하기 어렵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탑승시간이 늘어도 총 근무시간은 변하지 않으며 기관사들의 월 평균 근로 시간은 160시간으로 52시간 근로제(월 208시간) 상한보다 48시간 적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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