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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 117조 한화생명, 지금 K-ICS 도입하면 '관리대상'

[악화일로 보험산업]<1>업계 2위도 휘청대는 생보업계
2차 영향평가서 100% 기준 미달
시행 2년 앞두고 자본 확충 비상
금리인하까지 겹쳐 부담 더 커질 듯
재보험 등 충격완화 대책 시급

  • 서은영 기자
  • 2019-12-08 17:34:15
  • 금융가
총자산 117조 한화생명, 지금 K-ICS 도입하면 '관리대상'

초저금리와 저성장, 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보험업이 악화일로의 상황에 놓였다. 구조적 저성장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성장성과 수익성·건전성은 모두 악화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더 나아질 게 없다는 점이다. 이미 전조가 뚜렷하다.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조기 퇴진이 잇따르고 임원 자리도 줄고 있다. 올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 규모는 2.5% 줄어 3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된다. 손보 역시 내년에는 제로 성장이 점쳐진다. 이에 본지는 보험업이 처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총자산 117조 한화생명, 지금 K-ICS 도입하면 '관리대상'

지난달 국내 보험회사들이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2.0) 2차 계량영향평가(QIS 2)를 완료한 가운데 대형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화생명이 기준치 100%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내년 3차 평가를 추가로 진행, 국내 보험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건전성 기준을 마련해 제도 변화에 따른 보험사들의 충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시행한 1차 평가 대비 장기목표금리 등 평가요소를 대폭 완화한 터라 추가로 기준을 완화하면 현행 자산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제도와 다를 바 없어진다는 점에서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 업계에서는 기준에 미달한 보험사들을 구제할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금융 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완료한 2차 킥스 영향평가에서 한화·흥국·KDB·ABL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두자릿수에 그쳤다. 킥스는 자산과 부채를 원가평가가 아닌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원가평가 방식인 RBC를 대체하기 위해 마련 중인 새로운 건전성 기준으로 100% 이하일 경우 금융감독원의 관리 대상이 된다. 당국과 업계는 제도 도입에 앞서 지난해부터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인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1차 평가 당시 업계 1위인 삼성생명마저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국은 장기목표금리를 1차(4.5%)보다 0.7%포인트 높인 5.2%를 적용하는 등 2차 평가의 입력값을 대폭 완화했다. 분모 값인 요구자본 대비 분자 값인 가용자본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대다수 보험사들이 2차 평가에서는 50~60%포인트씩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과 신한생명이 150% 안팎 수준으로 국내사 가운데서는 양호했고 오렌지라이프·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한 외국계 보험사들이 대거 200% 수준으로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 때문에 업계와 당국 모두 현 수준에서 리스크 측정 방식과 기준을 확정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금리 하락 폭이다. 킥스 시행 시점의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면 보험사 모두 2차 평가 당시보다 지급여력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 1차 평가 당시 적용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467%, 2차는 1.956%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자산 증가폭 대비 보험부채 증가 폭이 훨씬 크다 보니 지급여력비율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2022년까지 금리 흐름이 상승 기조로 돌아서는 반전이 있지 않는 한 보험사들은 매출과 이익을 높이기는커녕 새 제도에 대비해 자본확충에 매달려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기준치에 미달한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은 더욱 커진다. 더욱이 내년에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까지 예상된다. 앞서 한화생명은 최근 3년간 대규모 자금조달 비용을 감수하며 연간 이자만 5%에 육박하는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을 대규모로 발행했다. 그러나 임시 방편 마련에만 매달린 나머지 킥스와 IFRS17에 대비하기는커녕 오히려 저축성보험과 다를 바 없는 양로보험 등의 고금리 상품 판매로 회사의 자본 부담을 키우는 데 급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자산 규모만 117조원에 달하는 한화생명이 제도 변경과 동시에 건전성 위기에 빠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예외 없이 국제 수준의 건전성 지표와 회계기준을 적용하겠다던 금융 당국의 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미 지난 10월에는 자본확충 압박 요인인 부채적정성평가(LAT)의 할인율 산정 방식을 완화하고 도입시기를 늦춰달라는 업계의 요구를 수용했다. LAT란 6개월마다 계약자에게 돌려줄 보험금(부채)을 평가해 원가 평가한 금액보다 많으면 부족한 금액을 추가 적립하도록 하는 것으로, 당국이 LAT 완화안을 수용하자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올해 말 LAT 규제로 대규모 적자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당국이 손을 썼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는 보험사 충격을 완화할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리 리스크 전가를 위해 공동 재보험을 도입한다든지, 파생상품 거래한도를 완화해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다. 차등 적용 방안도 고려된다. 지급여력비율이 100%를 하회할 경우 즉시 경영개선권고를 하는 대신 기준치 미달 그룹에 대해서는 각각의 수용 능력에 맞게 단계별 개선 목표를 마련하고 건전성 지표를 끌어올릴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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