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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이런데도 기업 압박만 하고 있을 건가
국내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내년에 긴축경영을 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기업 경영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7.4%가 내년에 긴축경영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상유지’라고 답한 기업도 34.1%에 달했다. ‘확대경영’을 하겠다고 한 기업은 전체의 18.5%에 불과했다.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무리한 사업확장보다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기업들의 64.6%가 현재의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이라고 대답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경기 고점 통과 후 하락 국면이라는 의견도 13.1%나 됐다. 반면 경기 저점이라는 의견은 고작 19.9%에 그쳤다. 기업들은 내년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와 비교해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39.4%, 유지하겠다는 답변이 38.6%로, 78%가 현상유지 또는 축소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제환경이 나빠지는데다 한국 경제도 장기불황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홍콩인권법과 위구르인권법의 미국 의회 통과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도 기업 파산, 은행 예금인출 사태 등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대한 무역보복 공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우리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3·4분기에 -1.6%로 20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리스크는 디플레”라고 경고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데도 정부는 사사건건 기업 압박에만 나서고 있어 걱정스럽다. 상법·공정거래법을 개정하는 것도 모자라 단순투자 목적으로 5% 이상의 지분을 가진 연기금이 쉽게 경영에 간섭할 수 있도록 시행령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타다 금지법’ 등 신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는 더 심해지고 있다. 이래서는 내년의 복합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 경제를 살리자면 투자심리부터 호전시켜야 한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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