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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영화 벗겨낸 배우 이채담·백세리 '악플, 은둔, 그리고 위로…'

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캡처




국산 성인영화 좀 봤다는 이들에게는 모를 수 없는 배우 이채담과 백세리가 2년만에 마주 앉았다.

영화에서 벗어난 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성인배우의 틀을 벗겨내고 보통사람으로 받아들여지게 만들며 네티즌의 큰 지지를 이끌어냈다.

9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 주인공으로 성인배우 이채담이 출연했다. 성인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활동중인 그는 “내 직업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변 소문을) 신경쓰지 않는다. 내 일이 나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며 당당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도 성인배우로 활동중인 것을 알고있고, 나이들 때까지 일하고 싶다는 그는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느날 아빠가 아무렇지 않게 ‘내 친구가 너 봤다더라. 열심히 해’라고 하시더라. 지인들과 가족의 응원을 받고 있다”며 “나중에 자식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냐는 질문도 듣는데 ‘엄마는 당당한데 너는 부끄럽냐, 부끄러우면 배 속으로 다시 들어가’라고 하고싶다”고 말했다.

눈맞춤 상대로는 함께 성인영화계에서 활동했던 동료배우 백세리를 지목했다. 활발하게 활동했다 소리없이 은퇴한 백세리를 향해 이채담은 “전화번호도 바뀌었고 언니 소식을 아는 사람도 없었다. 밉기도 하도 답답하기도 했다”며 그리워했다.

채널A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캡처


백세리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사전 인터뷰에서 그는 10년 전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됐다가 돈을 벌기 위해 성인영화계에 뛰어든 사실을 밝히며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고 일만 했는데 그게 내 발목을 잡지 않았을까. 돈 욕심에 노출과 관련된 일만 한 것 아닌가 싶었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꺼냈다.

이채담은 “안 좋은 일이 있었냐, 성인영화 배우로 일했던 시간이 후회되냐”고 물었다. 백세리는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더 숨어버렸다”고 답했다.



암 투병중인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거들고 있다는 백세리는 “배우생활을 할 때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에 억지웃음을 지으며 일했다. 그러다 가족과 교류가 다시 생기며 ‘다른 일을 했다면, 너무 돈만 보고 달려왔다’ 싶었다”며 눈물지었다.

백세리가 “홀로 집에서 악플을 보는데 감정이 터졌다. ‘나는 열심히 연기하며 살아왔는데 사람들이 왜 돌을 던질까’ 싶더라”고 말하자 이채담은 “혼자 속앓이 하지 말고 내게 이야기해달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 언니는 이겨낼 수 있다”며 따스한 마음을 전했다.

과거 데이트폭력을 당한 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99% 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변했다고 고백한 그에게 이채담은 “언니에게 이런 힘든 일이 있는 줄 몰랐다. 힘들 때 언제든지 얘기해라. 잠수 타지 말고 나에게 먼저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백세리는 “앞으로 더 당당해지고 밝아지겠다”며 “나와 똑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도 용기를 가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나도 조금씩 바꿔보겠다”며 이채담과 함께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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