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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겨울왕국2'가 불붙인 노키즈존 논란... 극장 알바생과 육아맘의 무한 토론 [부스의참견]

[EP.5]







세계인이 사랑했던 노래 ‘렛 잇 고(Let it go)’만큼이나 중독성 있는 주제곡 ‘인투 더 언노운(into the unknown)’으로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왕국2’.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올 겨울 반드시 봐야 할 ‘필람 무비’로 꼽히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겨울왕국2’의 흥행이 불러온 또 다른 화두가 있습니다. 바로 ‘노키즈존(No Kids Zone)’ 문제입니다.

‘노키즈존’ 논란은 수 년 전부터 한국사회 곳곳에서 불거진 이야기지만 이번 ‘겨울왕국2’의 개봉으로 재점화됐습니다. 어린 자녀들과 극장을 찾는 부모님들이 많아지며 조용히 영화를 즐기고 싶은 성인 관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영화 상영 내내 아이들이 울거나 칭얼대는 통에 하나도 집중을 못했다며 ‘노키즈존’이 필요하다는 하소연이 쏟아집니다. 반면 일부는 “모두가 영화를 볼 권리가 있는 것처럼 아이들도 즐길 권리는 있다. 노키즈존은 차별”이라는 반박도 나옵니다.

과연 극장에 노키즈존은 필요한 것일까요. 영화관에서 1년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번 논란을 직접 경험했다는 차현진씨와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서울경제신문 정수현 기자를 한 자리에 불러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노키즈관’은 필요하다 VS 필요하지 않다?

‘노키즈존’에 관한 논란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식당가에서 벌어진 사고들이 불을 지폈죠. 일례로 2011년 열 살 아이가 한 식당에서 마구 뛰어다니다 국물에 데여 화상을 입었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당시 법원은 종업원과 식당 주인이 7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죠. 또 2012년 다른 식당에서 아이 잘못으로 상처를 입었는데 주인에 책임이 있다고 마녀사냥을 하는 사건 등이 잇따랐습니다. 때문에 식당, 커피숍 등 상업시설에서는 아이를 배제하려는 ‘노키즈존’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했죠.

실제 이번 논란에서도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아이로 인해 벌어지는 안전사고 등 피해 보상 등을 이유로 ‘영업의 자유’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차현진씨는 “아이들이 사업장에서 위험한 행동을 해 다치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끼쳐도 책임은 부모가 아닌 사업주에게 있다는 것이 현행 법”이라며 “사업주는 본인의 재산상 피해를 막기 위해 노키즈존을 설정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엄마인 정 씨의 생각은 다릅니다. 정 씨는 “모든 아이들이 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데 모든 아이들이 적용받는 ‘노키즈존’ 설정은 무리수”라며 “문제가 되는 일부 아이들 때문에 노키즈존을 설정한다는 것은 대다수 선량한 부모와 아이들을 상처 입히는 행위”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차 씨 역시 “물론 일부 책임 있는 어른과 아이가 피해를 보는 것은 맞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들도 여전히 많다”며 “아이에 대한 권리가 중요한 건 맞지만 사업주의 권리도 배제되면 안 되는 상황에서 ‘노키즈존’은 적절한 대안”이라고 재반박했습니다.





■ ‘노키즈존’은 차별…아동 혐오로 이어질 수 있어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행동이 엄연한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씨는 “헌법 11조는 누구든지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노키즈존’ 영업은 결국 어린이와 부모에 대한 차별이라고 본다”며 “무엇보다 특정 집단에 대해 ‘NO’를 붙여 입장을 금지하는 행위는 집단 혐오를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일부 식당가나 카페에 이어 극장에서까지 노키즈존을 만든다면 결국 이런 차별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정 씨는 “제대로 연대해서 반박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어른들이 이런 차별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문스럽다”며 “극장 같은 공공 장소가 약자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적절하게 관리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왕’인 현대 사회에서 ‘사업주’, ‘관리자’라는 이유로 관리가 가능하냐는 반박이 나옵니다. 차 씨는 “예전에 아이가 떠든다는 관객의 신고를 받고 자리를 찾았는데 내가 도착하자마자 아이가 울음을 그치더라”며 “아이 엄마 역시 애가 운 적이 없다고 발뺌하는 상황에서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는 경험담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이어 “강하게 관리를 하려 하면 소비자 불만과 민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문제를 다스리기 위한 별다른 기준도 없는 상황”이라며 “누구도 피해받지 않고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책이 노키즈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그렇다고 원천봉쇄가 답은 아니다”며 “만일 지하철에서 나이 든 노인이 너무 시끄럽다고 해서 노시니어존을 만들고, 한국인이 아닌 사람이 싫다고 노중동존, 노중국인존 등 계속해서 ‘노00존’을 만들면 우리 사회에 비껴갈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 ‘키즈존’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겨울왕국2는 ‘전체관람가’입니다. 원래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 주로 보는 것으로 인식해 ‘전체관람가’로 설정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었는데요. 이번 애니메이션의 경우 어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논란이 더 가중된 측면이 있습니다. 반대 측에서는 어른들도 즐겨보는 영화의 경우 ‘키즈존’을 만드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합니다. 정 씨는 “노키즈존이 아니라 차라리 키즈존을 만들어 일부 시간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리고 우리나라에 키즈존이 사실 많이 없다. 아이와 출입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저출산 극복하자고 많이들 얘기하는데 사회적 분위기가 ‘맘충’, ‘노키즈’로 가는데 어떻게 가능하겠냐. 최대한 키즈존을 늘리고 긍정적으로 맞이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차 씨도 “키즈존을 만드는 것은 찬성이다”며 정 씨와 비슷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좋은 시선으로 맞이하기 위해선 부모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씨는 “어린이가 부주의하다면 어른의 책임이 되는 문화도 필요하다. 아이들을 동반한 소비자들이 아이에게 예절을 가르치고 무례한 행동은 제재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시대 속에서 혐오는 배제하고 인류 보편의 가치와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일. 너무 어려운 과제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런 논란들을 직접 마주하며 우리 사회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여러분은 이번 논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수현기자, 구현모·조성준 인턴기자 value@sedaily.com

[편집자주] 서울경제신문 디지털미디어센터가 만드는 뉴스 ‘부스의 참견’은 우리 사회 주변에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여러 사회 갈등과 이슈들에 대해 당사자 혹은 전문가들이 직접 출연해 숨겨 왔던 속내를 나눠보는 코너입니다. 온라인 게시판이나 뉴스 댓글로만 겨우 풀어냈던 갑갑한 속마음을 육성으로 풀어볼 수 있게 대신 ‘참견’해 드리죠. 사소한 갈등부터 복잡한 사회 이슈까지, 대놓고 말하지 못해 불만만 쌓였던 이야기들을 부스 속에서만은 속 시원하게 털어놓길 바라보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처음에는 너무 복잡해 보이던 문제도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도 만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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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센터 정수현 기자 va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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