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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소음 대신 '침묵시위'...서울맹학교 학부모들 "무분별한 집회 그만"

21일 청와대 인근 집회와 행진

21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집회로 매주 토요일마다 어수선했던 청와대 인근은 21일 평소 확성기 소음 대신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오후3시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의 학부모들은 청운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무분별한 집회에 대한 대응 집회’를 열었다. 집회 주최 측인 시각장애인 권리보장연대는 “청와대 인근 시각장애인이 많이 거주하고 학교도 다니지만 장기간 집회로 불편함과 불안함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소한 맹학교 학생들의 학습권과 이동권을 배려하달라는 의미에서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각장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립 특수학교인 서울맹학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다.

무분별한 집회의 소음 발생과 이동권 방해를 규탄하는 성격상 이날 집회는 ‘침묵시위’로 진행됐다. 시위에서는 구호 등을 외치는 대신 ‘너희는 한 번이지만 우리는 매일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차로에 깔았다.



21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시각장애인 학부모들이 침묵시위를 하고 차로에 플래카드를 깔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은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이뤄지는 청와대 인근 집회를 제한해달라며 경찰 측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 등을 가지며 문제를 공론화 해왔다. 이 학교 학생들은 보통 하루에 2~3차례 주변 상황을 소리로 파악해 스스로 이동하는 ‘독립 보행’ 교육을 받는데, 학부모들은 집회 소음과 교통 통제 등으로 교육이 제대로 안 이뤄지고 있다며 집회 금지를 요청해온 것이다. 이에 경찰은 집회를 이어가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등에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등의 제한 통고를 했지만 범투본 측은 이를 무시하고 야간 집회를 해왔다.

그러나 이후 서울맹학교 학부모회는 범투본 측과 2차례 면담을 통해 확성기 소음을 적정 기준치보다 낮추고 시험 기간에는 집회를 자제하는 방안 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투본 관계자는 “학부모회의 요구대로 음향을 대폭 줄이고 인도에 있는 적재물들을 치웠다”며 “장애인들이 통행할 때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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