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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땐 신고립주의 2.0...민주가 이겨도 中과 갈등

[대예측 격동의 2020 <4>국제 분야 -美 대선]

탄핵 불명예에도 트럼프 지지율↑...경기전망도 긍정적

연임 성공땐 美 우선주의 더 강화...연준의장 해임 가능성

양자대결서 앞선 바이든, 중도좌파 통합땐 승리 점치기도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배틀크리크의 켈로그 아레나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다. /배틀크리크=AP연합뉴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020년의 세계(The world in 2020)’라는 이름의 특집 기사에서 내년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사건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와 경기둔화를 꼽았다. 경기둔화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우려가 잦아들고 있지만 미 대선은 미국뿐 아니라 동북아와 유럽, 중동의 정치·경제·군사·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메가톤급 이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탄핵 국면을 딛고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그의 신고립주의 정책이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자신이 임기 만료 후에 법적 심판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공약을 지키면서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재선 구호를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킵 아메리카 그레이트(Keep America Great)’로 잡은 만큼 1기 때의 정책이 유지·확장될 확률이 높다. 현재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중국과 유럽을 옥죄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와 세계은행(WB)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을 해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주둔 미군 감축과 재배치도 가능하다. 한층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가 나타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내년 재선 판도를 점치기에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가상 양자대결 지지도는 각각 36%와 37%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섰다.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는 좌파와 중도로 분열된 민주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기만 하면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37세인 피터 부티지지 사우스벤드 시장도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민주당의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하지만 하원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CNN은 갤럽 여론조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5%로 10월 조사(39%)에 비해 6%포인트 높아졌으며 같은 기간 탄핵 찬성은 52%에서 46%로 6%포인트 낮아졌다고 전했다. CNN은 “탄핵이 트럼프를 돕고 있다는 게 명백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조차 하원에서 통과된 탄핵안을 상원으로 넘기는 데 머뭇거리고 있다. 남아 있는 탄핵 절차를 최대한 미뤄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한 불리하게 작용하도록 하겠다는 의도지만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코커스(당원대회)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내년 경기전망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업률이 11월 기준 3.5%로 5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 정국에서 제조업 부흥과 보호무역 강화 등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된 중서부 지역의 러스트벨트(낙후지역)와 팜벨트(중부 농업지대)에 다시 승부수를 건다는 것이다. CNN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과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등의 진행 양상을 고려하면 지난 대선에서 공화당을 택했던 러스트벨트의 지지자들이 내년에 트럼프 대통령을 외면할 가능성은 낮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서 이기려면 러스트벨트의 대표적 지역인 오하이오주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재선캠프는 내년 1월9일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2020년 첫 대선 집회를 열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때처럼 미중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만 해도 중국을 겨냥해 “우리는 해군력의 60%를 그 지역에 옮겨야 한다”며 강력한 대중 압박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정가에서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이 더 강력한 대중 압박전략을 쓸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 뉴욕=김영필특파원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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