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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과 새로운 경험...인생의 여정과 닮은 여행

[서울경제-교보문고 선정 '2019 올해의 책']

에세이-여행의 이유...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펴냄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다.” “더 근본적으로 들여다보면 인류의 속성이기도 하다.” 소설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이다.

일 년에 수 차례씩 여행 다니기를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어 ‘여행 중독자’에 가깝다고 스스로 밝힌 저자는 여행 에세이의 첫 장(章)을 역설적이게도 여행 실패담으로 시작한다. 2005년에 새로운 집필을 위해 중국에 머무를 결심을 하고 떠났으나 입국 심사장에서 추방당해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써내려간 ‘추방과 멀미’에서 그는 붉으락푸르락 화내는 대신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해 집요한 질문을 이어간다. 누군가에게 여행의 목적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일 것이다. 그럼에도 여행에는 늘 변수가 뒤따르고, 이는 행로를 바꾸고 심지어 삶의 방향까지 바꾸기도 한다. 그는 “(이것이)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형식인 여행기가 지닌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도 닮았기에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모험 소설과 여행기를 좋아해 왔다”고 말한다. 진정으로 여행을 즐기는 저자에게 이 추방기는 결코 실패담이 아니다. 저자와 질문과 답을 주고받다 보면, 어쩌면 세상에 실패한 여행이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다.



소설가 김영하에게 그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린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의 경험은 ‘나’에 함몰되기 쉬운 여행을 카메라에 담긴 제3자의 시선으로 볼 수 있었기에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돋이(Earthrise) 사진은 해돋이 장면이 친숙한 인류에게 스스로를 타자로 볼 수 있게 한 계기였는데, 이를 통해 저자는 인류 모두가 지구 위의 승객일 수도 있으며 그렇기에 환대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인간이 타인의 환대 없이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도 현지인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말과 함께.

지난 4월 출간된 이 책은 에세이 분야는 물론 교보문고를 통해 판매된 연간 베스트셀러 1위까지 차지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부터 ‘두 사람’ 등 저자가 지금껏 출간한 소설을 다 합쳐도 이 에세이 하나의 판매량에 미치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였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신간 출시 3개월 후 여름 휴가철에 맞춰 저자가 직접 표지 그림을 그린 ‘바캉스 에디션’을 내놨고, 표지를 바꿔 제작한 ‘동네서점 특별판’ 5,000부도 완판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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