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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선량한 차별주의자]시외버스 이용하는 비장애인…휠체어 사용자에겐 특권

☞정치사회

■김지혜 지음, 창비 펴냄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고, 평등이라는 원칙을 옳고 정의로운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나쁜 의도가 없더라도 무심코 차별을 저지르는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다.

책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사소하며 일상적이고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차별과 혐오의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해냈다. 지난 7월 출간된 후 입소문을 타고 두 달 만에 2만5,000부를 돌파했다.

저자인 김지혜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 교수는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활동가이자,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전념해온 연구자다. 책에는 인간 심리에 대한 국내외의 최신 연구,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 학생들과 꾸준히 진행해온 토론수업과 전문가들의 학술포럼에서의 다양한 논쟁을 통해 혐오 표현, 노키즈존, 차별금지법 등 한국 사회의 혐오와 차별 이슈를 담아냈다.



우리는 어떻게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되는 것일까. 김 교수는 모든 사람은 가진 조건이 다르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아무리 공정하게 판단하려 해도 편향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시외버스 좌석에 앉아서 자신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승차권을 사도 버스를 탈 수 없는 휠체어 사용자의 입장이 돼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타인은 갖지 못하고 나는 갖는 어떤 것, 가령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 역시 특권이 될 수 있다. 한 개인이 어떤 점에서 소수자라고 해서 늘 차별을 받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때에 따라 특권을 가진 다수자가 되기도 하고, 차별받는 소수자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차별에 대한 논란들을 차근차근 해부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평등과 차별을 탐구해볼 수 있게 만든다. 차별과 혐오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부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폭넓게 살펴본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를 줄이는 것은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교보문고는 “내가 당하는 차별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당할 지 모르는 차별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주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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