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전문가들은 금연 시작 보름~한 달 전부터 금연을 준비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니코틴 공급 없이도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바레니클린 성분의 약물 등을 사용하면 성공률을 30~40%로 높일 수 있는데 적어도 금연 시도 1주일 전부터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연은 스트레스·습관 등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아 가족·직장동료들과 함께 금연 계획을 공유해 서로 지지·격려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점도 사전 준비가 중요한 이유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7%에 불과하다. 담배를 끊기 힘든 이유는 뇌가 니코틴에 중독됐기 때문. 폐를 거친 니코틴이 혈액에 녹아 들어가 7초만에 뇌의 쾌락 중추까지 도달하면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 즐거움·쾌락을 주는 신경전달물질(도파민)을 분비한다. 그래서 니코틴 공급이 중단되면 불안·초조·짜증 등 금단현상이 나타나고 담배를 피우면 마음이 편해진다.
정은진 경희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을 시작한지 24시간 안에 금단현상이 나타나고 3일째에 최고조에 이르며 관련 스테레스가 3주까지 지속된다”며 “보건소·의료기관의 금연클리닉을 활용하면 흡연자의 상황과 니코틴 중독 정도를 평가해 개별화된 상담과 약물요법을 병행하기 때문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흡연 양이 많고 기간이 길수록 수용체 수가 많아져 더 많은 양의 니코틴을 필요로 한다”며 “금연해도 니코틴 수용체 숫자가 흡연 전으로 돌아가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담배를 서서히 끊겠다고 흡연량을 줄이거나 전자담배로 대체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단숨에 끊는 게 금연 성공 확률이 높다. 최혜숙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발표된 실험연구 논문에 따르면 일반 담배에 노출된 세포보다 전자담배에 노출된 호흡기 상피세포에서 유전자 변형(변이) 정도가 높았다”며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니코틴 성분을 함유한 패치나 껌·사탕도 금연에 도움이 된다. 담배의 독성물질은 제거하고 뇌가 필요로 하는 니코틴만 서서히 공급해서 금단증상과 흡연욕구를 완화시켜서다. 니코틴 용량을 줄여가며 3개월 동안 사용한다.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자극적인 음식 섭취, 과식, 고지방 음식과 카페인은 흡연 욕구를 높인다. 따라서 금연 초기일수록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일주일에 2회 이상 충분한 양의 야채를 먹는 게 좋다. 과도한 음주는 금연 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피하고 회식 자리에서 흡연자와 멀리 떨어져 앉는 것도 도움이 된다.
1~9개월가량 금연하면 면역력과 폐 섬모 기능이 정상화되고 기침·코막힘·피로 등이 현저히 줄어든다. 5~10년 금연하면 심뇌혈관질환과 폐암 발병률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진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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