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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의 부동산 TMI] <6>동대문구에 없는 '동대문'

남대문 빼고 모두 '종로구' 소속

북문은 2009년에야 일반에 공개

그림=진동영기자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상징물은. 물론 동대문이다. 동대문구청 홈페이지에 가면, ‘서울의 門, 동대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동대문을 형상화한 푸른색의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동대문을 대표하는 동대문이 정작 동대문구에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동대문은 언제부터, 어쩌다 동대문구가 아닌 다른 행정 구역에 속하게 된 것일까. 그나저나, 실물로 남아있는 동대문과 남대문 외에, 서대문과 북문은 어디에 있을까. 이번 부동산TMI에서는 역사적으로는 물론 부동산 시장에서도 가치가 높은 ‘사대문’에 대해 파헤쳐보기로 한다.



◇동대문은 종로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중구에=동대문의 주소는 서울 종로구 종로6가다. 1974년까지만 해도 동대문구 소속이었지만 행정구역 개편으로 창신·숭인동이 종로구로 편입되면서 동대문과 동대문종합시장 등은 1975년부터 종로구 관할로 바뀌었다. 동대문, 동대문종합시장과 맞닿아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관할구역이 또 다르다. DDP는 중구 신당동 소속이다. 이름에는 동대문이 들어갔지만 행정구역상으론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남대문과 같은 소속인 것이다.

동대문은 동대문 시장과 청계천으로, 남대문은 명동과 서울역 등 요충지를 잇는 도시의 심볼로 대중에게 각인돼 있지만 서대문과 북문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희미하다. 그나마 5호선 ‘서대문역’으로 흔적을 가늠할 수 있는 서대문은 종로구 정동사거리에 위치했었다. 인터넷 지도 상으론 ‘돈의문 터’라는 이름으로 검색할 수 있다. 동대문과 마찬가지로 서대문구가 아닌 종로구 소속이다.

돈의문, 즉 서대문은 1915년 일제가 도로 확장을 이유로 강제 철거됐다. 그나마 돈의문 현판은 남아 창덕궁에 보관돼 있어 복원의 길이 열리는 듯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돈의문을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시야 확보를 위해 서대문 고가차도까지 철거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엔 교통난 우려와 복원을 위한 사료 부족 문제 등으로 2014년 사실상 무산됐다. 2019년 증강현실(AR)로 복원돼 스마트폰으로 돈의문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됐다.



서울의 북문, 숙청문(또는 숙정문)은 다른 대문에 비해 규모가 작은데다 북한산의 마루턱에 있어 대중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다. 풍수지리 상 북쪽은 음(陰)에 해당하기에 음기를 막기 위해 숙정문을 작게 만들었고, 1413년에는 폐문된 역사가 있다. 숙정문은 청와대 뒤쪽에 위치해 보안상의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었지만 2009년 4월부터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숙정문의 주소는 종로구 삼청동이다. 남대문을 제외한 세 개의 문이 모두 종로구에 위치한 것이다.

◇사대문 안? 요새는 ‘CBD(중심업무지구)’=‘사대문 안’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많이 사용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CBD(중심업무지구)라는 명칭 사용이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다. 부동산, 특히 빌딩 업계에서는 서울을 세 개의 중심 업무지구로 크게 나누는데, 광화문과 종로 일대는 CBD, 강남 일대는 GBD, 여의도 일대는 YBD라고 부른다.

서울의 전통적인 업무지구인 CBD는 광화문 고층 빌딩과 정부청사, 종로 상업지역을 품고 있어 유동인구와 거주 수요자가 많다. 하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궁궐 등이 모여있는 탓에 강력한 건축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주택 수가 매우 적고 신규 공급은 더더욱 희소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종로구와 중구, 서대문구와 용산구의 일부 지역 등이 사대문 인근 생활권으로 분류할 때 총 27개 단지 5,933가구가 분포돼 있으며 준공 5년 이내 새 아파트는 전체의 8.3% 수준에 불과하다. 경희궁자이가 2017년 입주와 함께 강북지역 대장주로 올라선 것도 바로 이 지역의 아파트 희소성 때문이다. 개발 여지가 남아있지 않은 곳이지만 아직 신규 분양이 점점이 이어지고는 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고급 오피스텔 덕수궁 디팰리스가 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바 있으며, 사대문 안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로 손꼽히는 세운지구에서도 ‘힐스테이트 세운’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사대문 안은 역사의 보고이자 2020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항상 보존과 개발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한양도성 보존을 이유로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한 사직2구역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역사는 한번 훼손되면 막을 수 없고, 도심에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은 그 어느 때보다 깊다. 이 모순을 어떻게 조율하는지가 미래 서울의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할 것이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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