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총선에 출마할 참모들을 교체하고 디지털혁신·신남방 등 임기 후반기 주요 국정 어젠다에 힘을 싣는 청와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던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했다. 주형철 경제보좌관 역시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가운데 청와대는 복수의 경제보좌관 후보를 최종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존의 3실장(비서실·정책실·안보실)·12수석·49비서관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비서관의 업무 및 소속을 조정하고 ‘디지털혁신비서관’ 등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청와대 내 ‘실세’로 통했던 국정기획상황실은 기획과 상황관리 기능이 분리된다. 기획비서관에는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국정상황실장에는 이진석 정책조정비서관이 내정됐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국정을 좀 더 멀리 내다보는 기획과 국정 현안 상황관리라는 기능을 동시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연설기획비서관은 기획비서관으로 변경돼 국정운용 기조 수립·기획, 국정 어젠다·일정·메시지 기획 업무를 담당하며 국정기획상황실은 국정 전반의 상황 및 동향 파악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제수석 산하에 있던 통상비서관은 산업통상비서관으로 합쳐지고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이 신설돼 경제보좌관 산하로 이관된다. 핵심관계자는 “굵직한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거의 끝난 만큼 국정 핵심 어젠다인 신남방·신북방정책에 힘을 싣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은 박진규 통상비서관이 맡게 된다. 아울러 정책 전반을 조율하던 정책조정비서관이 없어지고 정책실의 선임인 이준협 일자리기획비서관이 정책조정 기능까지 맡아 일자리기획·조정비서관으로 직책이 바뀐다.
임기 후반기 국정과제를 집중적으로 추진할 비서관과 담당관도 신설된다. 고 대변인은 “과학기술보좌관실 산하에 디지털혁신비서관이 신설된다”며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을 육성하는 DNA경제 토대를 마련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을 주도적으로 총괄하고 전자정부를 넘어 ‘디지털정부’로의 혁신을 주도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치발전비서관 산하에 국민생활안전담당관, 산업통상비서관 산하에 소재·부품·장비산업담당관, 국방개혁비서관 산하에 방위산업담당관도 신설된다. 이들 담당관은 선임행정관(고위공무원단) 또는 3급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추가 비서관 인사를 단행하고 임기 후반기 청와대 개편 작업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고 대변인의 교체 여부가 관심사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아직 후임 대변인 인선 작업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이 출마 결심을 굳힐 경우 박수현·김의겸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거친 모든 대변인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eoulbird@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