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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반격땐 이스라엘 사라질 것"...중동 시한폭탄 터지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

■美-이란 강대강 대치

NYT "트럼프 도박 역효과"

이란, 美동맹국 타깃 가능성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아프리카 미군기지 3명 사망

'이란 사태' 갈수록 악화 조짐

하산 로하니(오른쪽)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4월9일 테헤란에서 열린 ‘핵 기술의 날’ 기념행사에서 알리 악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으로부터 원자력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테헤란=EPA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사실상 탈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이란 사태가 핵위기라는 새로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동안 핵합의로 가라앉았던 주변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과 유럽국들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이란의 핵합의 탈퇴까지 겹치며 이번 사태가 자칫 중동 지역에서 핵위기 뇌관이 터지는 초유의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지난 2015년 7월 역사적으로 타결한 핵합의가 정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제한규정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핵합의는 4년 반 만에 좌초 위기에 봉착했다. 이미 지난해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가운데 협상의 한 축인 이란마저 탈퇴하면서 핵합의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핵합의에 서명한 유럽연합(EU)과 유럽 3개국(영국·프랑스·독일)이 미국과 이란을 중재하려 했지만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를 살해하면서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란이 핵합의에서 탈퇴하고 핵 프로그램을 제한 없이 추진할 경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놓고 이스라엘을 포함한 서방과 이란의 충돌은 본격화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미 사거리 2,000㎞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이란이 핵탄두마저 보유한다면 중동 전체는 물론 서유럽까지 사정권이 된다. 이란의 미사일 능력은 중동 지역에서 최대 규모라는 게 미국의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의 양자대결에서 주변국은 물론 서유럽국까지 이란 사태의 불똥이 걷잡을 수 없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군부 실세에 대한 미국의 공습은 이제 미국이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훨씬 넘어서며 사태가 커지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박은 사실상 역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핵능력 제거를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폭격을 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어 이번 이란의 핵합의 탈퇴 파장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이번 사태의 불똥을 피하기 위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중동 지역 국가들의 불안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대신 주변의 동맹국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모흐센 레자에이 전 이란 혁명수비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이 있을 경우 52개 지역을 공격한다고 했다”며 “그렇게 되면 이란은 이스라엘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중심지들을 가루로 만들어버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시아파 친이란 세력과 대척점에 있는 수니파인 알카에다까지 세력 확대에 나서고 있어 중동 지역의 혼란은 아프리카 등 인근 지역으로 더욱 확산될 기미가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5일 이뤄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케냐 미군기지 공격으로 미국인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지에는 동아프리카군에 대한 훈련과 대테러 지원을 위해 15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 급격히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에 야기된 또 하나의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주변국들은 이란과 그들을 추종하는 민병대 등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아직은 이번 이란 사태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은 오랫동안 이란의 도발에 대해 워싱턴에 경고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침묵’을 선택했다”며 “현재 이 지역 상황이 매우 민감하고 분열돼 있어 이란을 적대시해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 전문가인 타우피크 라힘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도 “현 상황이 불확실해 중동 지역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어떤 것이라도 표적이 될 수 있어 다음에 닥칠 일을 준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대비한 준비 태세에 착수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결성된 미국 주도의 국제동맹군은 이란 측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어 태세로 전환했다. 국제동맹군은 IS 잔당 소탕작전을 중단하고 이라크 내 군병력과 기지 보호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미군은 공격 역량을 높이기 위해 미 육군 특수전사령부(ASOC) 산하 지상전투병력의 핵심인 제75 레인저연대의 1개 중대를 포함한 특수전 부대를 최근 중동 지역에 추가로 배치했다고 폴리티코가 이날 보도했다. 이란군 역시 전력의 핵심인 미사일 부대가 강화된 비상대기상태에 돌입하는 등 무력충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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