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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록스 "HP 인수자금 확보…최대 28조원 대출받기로"

WSJ “인수 타당성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신임투표”

미국 캘리포니아조 팔로알토의 HP 본사 입구. /블룸버그 자료사진




복사기·프린터 제조사 제록스가 프린터·PC 제조업체 HP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록스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HP를 총 335억달러(약 39조1,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HP로부터 회사 가치를 크게 과소평가했다는 이유로 연거푸 거절당했다. 그러자 제록스는 일반 주주를 상대로 HP 주식을 매집하는 적대적 인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제록스는 이날 존 비젠틴 최고경영자(CEO)가 HP 이사회에 보낸 편지에서 시티그룹과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제록스에 최대 240억달러(약 28조원)를 대출해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록스가 제안한 인수 대금의 약 71.6%에 해당한다. WSJ은 이런 자금 확보가 “제록스의 HP 인수의 타당성에 대한 주요 금융기관들의 신임 투표이자 적절한 현금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록스는 작년 11월 현금과 주식으로 HP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이후 HP의 주가가 뛰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00억달러 가까이로 치솟았다. 이는 제록스 시총의 거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WSJ은 또 제록스가 사실은 HP에 인수되기를 바라는 것일 수 있다는 일부 증권가 관측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번 자금 확보가 제록스의 HP 인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도 제록스를 편들며 양사 합병을 지지하고 있다. 제록스 주식 10.6%를 보유하고 있던 그는 최근 HP 주식도 12억달러어치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록스의 적대적 인수 선언 뒤 제록스와 HP는 각자 지지 주주 규합에 나선 상황이다. WSJ은 HP가 제록스의 인수 제안을 계속 수용하지 않을 경우 수주 내에 아이칸이나 제록스가 위임장 쟁탈전을 개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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