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군사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위축된 선례가 있는 만큼 미국·이란 관련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컨틴전시 플랜(위기 대처 비상계획)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국제금융센터가 외신과 해외 경제보고서들을 종합해 발표한 ‘최근 중동정세 불안에 대한 해외시각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발 공포 프리미엄(fear premium)이 커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내 반미 감정이 고조돼 보복조치를 실제로 감행할 수 있다는 점과 역내 석유시설 등이 피격당할 확률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군사적 대립으로 이어질 경우 이란의 경제붕괴가 예상되고 이로 인한 심리적 파급효과와 함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아시아에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해 세계 성장률은 0.3%포인트 위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물가는 평균 3.5~4.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는 세계 석학들이 글로벌 경제 3대 리스크로 △경기부양 여력 제한 △미중 패권경쟁 지속 △이란 지정학적 리스크를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저점을 통과 중인 세계 경제가 미국·이란 사태로 얼음 위의 불안한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과거에 중동 불안이 단기적·제한적 이벤트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중동 내 반미 감정이 고조돼 있고 올해 11월로 예정돼 있는 미국 대선 등으로 중동 정세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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