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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헌, “‘백두산’ 굉장한 오락영화 자신”

‘버디 무비’의 재미가 가득한 영화

영화 ‘백두산’서 북한 비밀요원 리준평 역

진지함과 유머러스함을 오고 가는 폭넓은 연기력이 일품인 배우 이병헌이 ‘백두산’을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북한 요원 캐릭터에 도전한다.

‘내부자들’의 정치깡패, ‘남한산성’의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충신, ‘그것만이 내 세상’의 한물간 전직 복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미 해병대 장교 등 매 작품 장르를 불문하고 새로운 변신을 거듭해 온 배우의 또 다른 결을 느낄 수 있다.

지난 19일 개봉한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 신작이자 순제작비 260억원의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이 발생, 갑작스러운 재난에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된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총 네 번의 화산 폭발이 예측되고, 한반도를 초토화시킬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한 비밀 작전에 투입된 북한 요원 ‘리준평’(이병헌)과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작전을 계획하는 ‘전유경’(전혜진)과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 서울에 홀로 남은 ‘최지영’(수지)까지, 남과 북을 오가며 사상 초유의 재난에 맞서는 인물들은 관객을 재난 현장의 한복판으로 이끈다.

이병헌은 ’백두산’에서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를 손에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열연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재난 영화에 도전했음은 물론 북한 요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북한 사투리부터 러시아어, 중국어 등을 구사했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재난이 관객들에게 체험적인 경험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다.”라고 전한 이해준 감독과 김병서 감독의 의도는 제대로 통했다. 이병헌은 “시나리오 속 이야기 안에만 빠져 있다가 CG가 입혀진 거대한 스케일의 완성본을 보니 관객 입장에서 놀랐다”고 밝혔다.

영화는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버디 무비에 가깝다. 무엇보다 “그간 나온 재난 영화와는 다른 게 버디 무비 형식”이었다. 이병헌은 “이 영화는 재난영화 형식을 갖고 있지만 ‘버디 무비’의 재미가 가득한 영화라 생각했다. 그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정우씨와 둘이 티격태격하는 부분은 대중이 좋아할 만큼 시나리오에 담겼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이병헌은 “‘백두산’은 상업적인 오락 영화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재미가 제일 중요하죠. 무겁고 어두운 영화라고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는 듯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후 이미지가 다른 작품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면서 ‘리준평’에 대한 궁금증들이 계속 있기를 바라면서 연기를 했다는 이병헌은 리준평에 대해 “다양한 성격과 면모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리준평이 한마디로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인데, 자기를 감추니 관객들이 궁금해하며 빠지다가 순간 마음을 열 때 훅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 아빠인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서 부성애를 연기했다. 순옥으로 나온 아역 친구(김시아)가 연기를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음을 밝혔다. 다만 “딸을 만났을 때 장면이 편집돼서 아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시아 배우가 눈빛으로만 자신의 감정을 센스 있게 다 이해하고 표현해낼까 싶었다. 천재적인 배우라고 생각했다. 촬영 끝나고 (김시아) 어머니에게 가서 ‘정말 훌륭한 배우가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





이병헌이 나온 작품은 믿고 본다는 평이 잇따른다. 대단한 눈빛 연기는 물론 집중력이 상당한 배우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발버둥 치는 거죠”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촬영장에서 인물이 계속 어떤 감정인지 발버둥 치는 것이다. 울분이든 분노든 어떤 감정이든 사실 감정 상태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지 않나. 안간힘을 쓰는 거죠. 감정 상태에 백퍼센트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가깝게 맞추고 촬영에 들어간다. 특히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텀이 생기면서 다시 촬영하면 감정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다. 그러면 모니터로 식사 전에 찍은 것을 유심히 본다. ‘그래 이 정도 감정이었지’라고 생각을 반복하며 수위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겉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끝까지 발버둥 치고 있는 거다.”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이병헌의 꿈은 “기대되는 배우로 남는 것”이다. 그는 어떤 배우가 출연한다 할 때 “‘그 작품 재미있겠더라’라는 말이 나오면서, 계속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백두산’이후 10·26사건을 영화화한 ‘남산의 부장들’로 관객과 만난다. 이후 영화 ‘비상선언’과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 ‘히어(HERE, 가제)’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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