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이 지난해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개항 이래 사상 최대 운송실적을 달성했다.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노선 여객은 줄었지만 동남아시아와 중국 노선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여객 증가세를 이끌었다. 여객수익 증가로 지난해 매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공항공사는 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인천공항의 운항 횟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40만4,104회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여객 수는 7,117만명으로 전년보다 4.3% 늘었고 환승객은 839만명으로 4.6% 증가했다. 운항·여객·환승객 모두 인천공항이 지난 2001년 문을 연 후 사상 최대 규모다.
먼저 국제선 운항은 항공 수요증가에 따른 여객기 운항 증편 효과가 주효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국제선 운항이 전년 대비 10% 가까이 늘었고 여객 수도 5.1% 증가했다. 국제여객은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등 대외 악재에도 연간 7,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지역별로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해 8월부터 일본노선이 감소세로 돌아서며 여객 수가 전년 대비 11.7%나 줄었다. 반면 중국(11.9%)과 동남아(11.7%) 등을 중심으로 여객 수가 크게 늘면서 일본 여객 감소 폭을 상쇄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의 대체 관광지로 눈길을 돌린 베트남(20.6%)과 필리핀(25.5%)은 여객 수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대외 악재에도 여객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인천공항은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국제여객 5위 달성이 예상된다.
공사 측은 올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발이 묶였던 중국인 단체여행객들이 대거 한국을 찾게 되면 올해 여객 수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량 둔화로 모든 노선의 물동량이 줄면서 지난해 항공화물은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인천공항은 국제여객과 운항 횟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4.4% 증가한 2조7,69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역시 역대 최고치다. 영업이익도 2% 늘어난 1조3,141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편 인천공항은 오는 10월부터 임산부와 어린이·노인 등 교통약자의 짐을 게이트까지 운반해주는 자율주행기반 로봇을 정식 운영하기로 했다. 또 입국장 면세점 이용고객의 편의를 위해 3월부터 담배 판매도 시작한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