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 이틀째에도 현장을 누비며 글로벌 기술 트렌드 습득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구상에 몰입했다. 국내 기업들의 전시관은 물론 해외 기업들의 기조연설 현장과 부스를 방문해 질문세례를 쏟아내기도 하는 등 뜨거운 학구열을 불태웠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0 현장을 방문한 박정원 두산(000150)그룹 회장은 두산 부스는 물론 삼성전자, 자동차 업계 부스 등을 오가며 국내외 기업들의 첨단 기술을 두루 살폈다. 두산이 CES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박 회장 역시 그룹 회장 취임 후 첫 방문이다. 특히 박 회장은 인공지능(AI)·드론·5G·협동로봇·사물인터넷(IoT)·모빌리티 관련 기업의 최신 트렌드를 꼼꼼히 챙겼다. 현장을 살펴본 박 회장은 “아직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사업 분야에서 최신기술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한다”면서 “올해 CES에서 우리가 제시한 미래 모습을 앞당기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자”고 당부했다. 두산은 내년에도 CES에 참가할 예정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042670) 회장)은 상의 회장단과 함께 오전부터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박 회장은 로보틱스·드론·인공지능(AI) 등이 전시되는 사우스홀에 자리 잡은 두산 부스를 먼저 방문했다. 이후 센트럴홀에 위치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았다. 박 회장은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최신 제품을 두루 살펴봤다. 특히 첨단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컴패니언 로봇 ‘볼리’를 직접 들고 살피며 궁금한 사항들을 윤 부회장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박 회장은 “디스플레이와 모바일은 삼성이 세계 톱이라 정말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우리도 준비를 많이 했지만 중국 보다 존재감(Presence)이 못한 게 안타깝다”며 “규제의 틀 때문에 발전을 못 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규제 혁신을 못 하겠다는 논리를 가진 분들은 여기 오면 설 땅이 없을 것 같다”며 “미래를 막는 일을 하진 않았는지 우리 사회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자은 LS(006260)그룹 미래혁신단장 겸 LS엠트론 회장도 분주하게 CES2020 현장을 누볐다. 구 회장은 LS그룹이 이번에 따로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직접 살펴보기 위해 방문했다. 구 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두산 등 국내 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외국 기업들의 부스를 두루 돌았다. 구 회장은 CES에 참석한 스타트업 기업들도 눈여겨 살펴봤다. 프랑스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 업체 프로텍토(Protecto) 부스에 들러 사물인터넷 기반의 제품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구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업(業)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사업 영역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며 “CES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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