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마땅한 살인]공공 위한 살인, 정당화 될수 있을까

■안세화 지음, 이데아 펴냄

한 아이가 지독한 아동학대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응급실 전문의 서우는 아이의 아버지가 가해자란 사실을 발견하고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다. 가해자는 서우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서우는 우발적으로 아이의 아버지를 살해하게 된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서우는 마침 경찰이 세 종류의 연쇄살인을 수사 중인 것을 기억해낸다. 연쇄살인의 ‘카피 캣(모방 살인)’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숨기고자 서우는 붉은 립스틱을 꺼내 이미 싸늘해진 시체 목에 자그마한 하트를 그려넣는다. 위기를 모면했다고 생각했지만 붉은 립스틱의 주인공 연쇄살인범이 그녀 앞에 나타나며 소설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다.

신간 ‘마땅한 살인’은 평범한 시민이 연쇄살인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의사, 경찰, 교수, 요리사, 유명인사 등 한국의 중산층 이상의 엘리트 집단을 연쇄살인의 가해자로 등장시키며 ‘살인’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되묻는다. 책의 제목처럼 세상에는 복수가 아닌 마땅한 살인이 존재할 수 있는지, 공공을 위한 것이라면 어디까지 도덕적으로 정당화 될 수 있는지 등이다. 각자의 직업과 능력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공공을 위한 살인’을 실행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1만3,000원.
/한민구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