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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올스톱'에 증시까지 패닉...中경제 위기론 커진다

연휴연장·교통·물류통제에 최후 버팀목 소비마저 실종

'기업부채·그림자금융·부동산거품' 3대 뇌관 터질수도

막대한 부채 탓 부양카드 꺼내기도 어려워 '진퇴양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올스톱’ 상황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의 3대 위기 요인인 △기업 부채 △그림자 금융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를 막겠다면서 주민들에 대한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 중국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인 소비의 둔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유통과 제조에 역파장을 몰고 와 경제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잉부채에 시달리는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경기부양에 나설 수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3일 중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쇼크의 직격탄을 맞으며 ‘블랙 먼데이’ 공포가 현실화됐다. 중국 당국은 긴급 유동성 투입과 공매도 금지 조치로 대응에 나섰지만 시장의 공포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전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서는 개장과 동시에 3,000개가 넘는 종목이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지며 거래가 정지됐다. 이날 낙폭은 지난 2015년 중국 중소형주 버블 붕괴 이후 4년 만이다. 양대 증시에 상장된 종목 수가 총 3,700개가량임을 감안하면 중국 상장사 주가의 대부분이 하한가에 직면하며 장 개장과 동시에 3,700억달러(442조원)의 시가총액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중국 증시 폭락에 위안화도 전 거래일 대비 1% 급락하며 역내외 달러·위안 모두 7위안을 넘겼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고시 기준 환율을 전장 대비 0.0373위안(0.54%) 오른 6.9249위안에 고시했다. 일간 위안화 가치 절하폭으로는 지난해 8월6일 이후 최대다.

중국 당국은 통화와 재정 수단을 꺼내 들며 대응에 나섰지만 주가와 시장의 동요를 막지 못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유동성 조절 수단인 역레포(환매조건부채권·RP)를 통해 2004년 이후 하루 최대 규모인 1조2,0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은행들에 공급했다. 또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날부터 증권사들에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공매도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고 펀드매니저들에게 주식 매각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이날 중국 증시 폭락으로 실물경제의 불안감이 한층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당장 후베이성 등 신종 코로나 발원지 주변의 도시가 잇따라 도시 봉쇄에 나서면서 중국 내수소비의 둔화가 중국 내륙 한복판에서 주변 도시로 급격하게 번져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이어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도 전날부터 ‘도시 봉쇄’에 나섰는데 인구 900만명이 넘는 국제적인 무역도시 원저우의 봉쇄는 중국 전역은 물론 글로벌 무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증시가 이날 대폭락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이 반영된 탓이다.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는데 이것이 유통산업에 이어 제조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당장 식당·카페·영화관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식당 체인 중 하나인 시베이의 경우 종업원 가운데 2만명 이상이 일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근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0%가량 급감했다. 자궈룽 시베이 회장은 “이번 사태가 4월까지 이어진다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중국 베이징시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출근시간대에 텅 빈 지하철 역사를 지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각 지방정부들이 춘제 연휴를 오는 9일까지 연장하면서 도심 지역 곳곳에 인적이 뚝 끊겼다. /베이징=AP연합뉴스


영향은 이미 제조업체로도 확산되고 있는데 중소기업들이 특히 어렵다.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의 많은 기업이 춘제 연휴를 연장하고 있으며 교통과 물류가 통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장 가동은 물론 수출 제조업에 필수인 물류 인프라 운영도 어려운 실정이다. 광둥성 둥관에서 신발 공장을 운영하는 탐 왕은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대량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걱정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올해 1·4분기 성장률은 ‘바오류(保六·6% 이상)’는커녕 ‘바오우(保五·5% 이상)’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진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전문가 조사를 통해 중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도 “1·4분기 성장률이 이전의 전망치보다 1%포인트 정도 떨어져 5%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이날 지난해 GDP 성장률(속보치 기준)이 전년 대비 -1.2%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홍콩도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올해 경기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연간 마이너스 성장은 글로벌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중국 정부로서도 진퇴양난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위기 요인으로 기업 부채와 그림자 금융, 부동산 거품을 꼽으며 회색 코뿔소로 지목하고 있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부터 철저한 예방을 당부한 3대 위기 요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경기부양책을 꺼내야 하지만 막대한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어 쉽지 않다. 중국 국가금융발전연구실(NIFD)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말 현재 중국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251.1%로 2018년 말 대비 7.4%포인트가 늘어났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미중 무역전쟁 중 ‘실탄’을 소모해 버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금융 리스크를 감수하고 추가 부양을 할지, 아니면 경기 하락을 감수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노현섭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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