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수출이 10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69%나 급증했지만 조업일수가 증가한 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긍정적 징후로 지목했던 ‘일 평균 수출’은 오히려 -3.2%로 뒷걸음질 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에서의 수입 감소세가 지속 돼 이달 수출이 정부 기대 대로 증가세로 전환할 지도 불투명해졌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0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4%(43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조업일수가 이 달에는 7일로 설 연휴가 끼어있던 지난해(4일)보다 3일이나 많았기 때문이다.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 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지난해 2월 같은 기간 15억8,000만달러에서 15억3,000만달러로 3.2% 줄었다. 월별 수출 실적은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36%), 미국(68.1%), 베트남(59.8%), 유럽연합(170.4%), 일본(28.9%), 홍콩(130.1%), 중동(63%) 등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선박(138.6%), 승용차(114.5%), 반도체(37.8%), 무선통신기기(34.8%), 석유제품(26.2%) 등의 수출이 늘어난 반면 액정디바이스(-39.5%) 등은 부진했다.
수입(120억달러)은 전년 동기대비 24%(23억2천만달러) 늘었다. 수입 품목 가운데 기계류(48.7%), 정보통신기기(22.3%), 승용차(108.4%) 등의 증가율이 높았고 원유(-13.3%), 가스(-1.8%), 석탄(-23.9%) 등의 수입은 축소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 여파로 대중 수입은 7.5% 감소했다. 와이어링 하니스 등 자동차 부품 수입이 중단되고, 중국 춘절이 연장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의 수입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염병이 확산되면 교역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 공급 체인의 꼭지점인 중국 수출과 수입 모두 타격을 받게 된다”며 “정부가 일별 수출량을 언급한다는 건 다급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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