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의 전면 보행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당초 세종대로와 사직로 등 광화문을 둘러싼 도로 대부분을 광화문 광장에 편입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한 발 물러선 것이다.
14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새로운 광화문 광장 시민 소통 결과’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왕복 10차선인 광화문 광장 변 세종대로를 왕복 6차선으로 줄인다. 시민 의견을 고려하면 세종문화회관 앞쪽인 광화문 광장 서측을 광장에 편입시키고 동측에 도로를 놓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추가로 받아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교통 혼잡 문제를 우려해 광장에 편입될 예정이었던 사직로는 현행 대로 계속 운영한다. 월대 복원도 문화재청의 문화재 발굴 이후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진희선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광화문 광장을 보행 광장으로 만들되 교통 혼잡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며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사직로를 현행대로 두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민 의견 수렴 결과 시위나 집회로 인한 광화문 광장 교통체증 문제에 대한 지적이 많아 관련 보완책도 마련했다. 우선 오는 4월부터 세종대로 편도방향에 가변식 이동시설물(사진)을 설치, 양방향으로 버스통행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하철역과 연계되는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변경해 집회나 시위가 있을 때에도 지역주민이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집회로 인한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법 개정 요청과 재정 집행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령(집시법) 개정 전담팀을 구성하고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개정안을 국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오전 0시부터 해뜨기 전까지 시위를 제한하고 평균 소음 측정 단위도 10분에서 5분으로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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