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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회도 집어삼킨 코로나19

24일 상무위원회서 연기 최종 확정

25년 이어온 '3월 개최' 깨질수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결국 연기됐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17일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이날 주재한 회의에서 올해 3월 초 전인대 개최 연기 안건을 제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안건은 오는 24일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도 이날 주석회의를 열어 올해 회의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중국 중앙(CC)TV가 보도했다. 지난 1995년 이후 매해 3월 초 개최로 관례화된 양회가 연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내로 예정된 한국·일본 방문 등 대외일정에 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양회의 새로운 날짜를 잡는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질 경우 시 주석의 리더십 위기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회가 얼마나 연기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외교가에서는 2~4주 정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사스 때도 열렸는데...초기대응 실패 ‘習 책임론’ 거세질 듯

‘코로나19’에 中 양회 연기

확진 7만명 넘어 불가피한 선택

사태 초기 의료진 보고 묵살 등

현지 언론, 지도부에 의혹 제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베이징의 디탄병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의 진료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베이징=신화연합뉴스


지난 2003년 사스 때도 열렸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7일 전격 연기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기대응 실패로 막대한 희생자를 초래한 것을 두고 시진핑 등 중국 최고지도부에 대한 비판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올해 3월 초 전인대 개최 연기 안건을 제청했다고 보도했다. 리 위원장은 “예방·통제 업무에 집중하고 인민의 생명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시하기 위해 회의를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 안건은 오는 24일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 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도 비슷한 형태로 연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인대는 지역대표들의 모임이고 정협은 주로 직능대표들이 참가한다. 매년 한 차례 3월 초에 모여 각자 10여일 동안 회의를 갖는다.



정치 외적인 이유로 양회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은 문화대혁명(1966~1976년) 이후 처음이다. 문혁 와중에는 양회가 열리지 않다가 1975년 전인대가 재출범했고 1978년부터 정협과 합쳐져 매년 양회가 개최됐다. 양회 개최는 1995년부터 매년 3월 초(전인대는 5일, 정협은 3일)로 관례화됐는데 이것도 25년 만에 깨졌다.

양회는 중국의 1년 나라 살림을 확정하는 연중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다. 2003년 사스 때도 양회가 논란이었다. 당시는 후진타오 신정부 출범 시기였는데 2002년 말에 시작된 사스의 피해를 고의적으로 은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양회의 연기 결정은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내에서 7만명 넘는 확진 환자가 나왔고 1,700명 이상이 사망한 상태에서 희생자는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즉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 베이징에서 5,000명가량의 대표가 모이는 대형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양회 연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향후 시 주석의 책임론이 비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은 사태 초기 현장의 의료진이 위험을 보고했지만 시진핑 등 공산당 지도부에서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위험을 처음 공개한 의사 리원량의 죽음을 비롯해 우한 지역의 현장을 알린 시민기자들과 비판적인 교수·지식인들의 행방불명 등 시진핑 독재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 양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매년 3월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국양회’에 앞서 여기에 대표를 보내는 ‘지방양회’가 해마다 1~2월에 열리는데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시과 후베이성에서 올 1월6~10일과 1월12~17일에 각각 지방양회가 열렸다. 일각에서는 현지 지방정부 대표들이 양회 준비에 몰두하느라 코로나19에 대한 초동 대처가 미약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우한 봉쇄는 후베이성 지방양회가 끝난 1월23일에야 이뤄졌다. 이런 사안들은 중앙 최고지도부의 묵인이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양회의 연기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4월의 특정 시기로 연기날짜를 못 박은 상황에서 그때까지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가 진퇴양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최종 결정까지 일주일의 시한을 둔 것은 방역 추이를 보고 양회 개최 일자를 다시 잡기 위해서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6일 하루 동안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048명 늘었으며 사망자는 105명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6일 자정까지 누적 확진자는 7만548명, 사망자는 1,770명을 기록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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