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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금값 된 이유는…2월 중국 수출량 88배·수출액 258배 증가 탓

지난달 1kg당 46달러→이달 70달러에 사들여

對중국 마스크 수출 증가에 씁쓸한 17년만 무역수지 흑자

국외 반출 차단 효과 못 거둬

원부자재 공급 막혀 생산 중단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서울 한 마트의 마스크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 마스크 업체들이 제조공장을 풀가동하며 생산량을 대폭 늘렸음에도 마스크 대란이 나타난 것은 중국으로의 수출 때문이라는 것이 통계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달 초 국외로의 마스크 대량 반출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중국으로의 마스크 반출량은 이미 1월 물량을 넘어섰다. 이 같은 수출 급증에 지난달 마스크는 17년 만에 대중국 무역흑자라는 씁쓸한 기록을 냈다.

25일 서울경제신문이 관세청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의 덴탈·보건용마스크를 포함한 HS코드(무역거래 상품분류코드) 수출입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달 하루 평균 중국으로의 마스크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8배, 수출중량은 8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20일 마스크 수출금액은 총 1억1,845만달러로, 하루 평균 수출금액은 592만2,560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2월의 경우 전체 수출금액이 64만2,000달러, 하루 평균 수출금액이 2만2,929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고려하면 올 들어 급증한 것이다. 중량으로도 마스크 수출 급증은 확인됐는데, 이달 1~20일 하루 평균 수출중량은 8만3,550kg이었으나, 지난해는 946kg에 불과했다. 반면 지난해 2월 전체 수출금액은 35만1,000달러, 수출중량은 1만6,122kg에 그쳤다. 수출금액 증가량이 수출중량 증가량을 훌쩍 뛰어넘는 것은 중국기업이 기존보다 훨씬 비싼 값에 마스크를 사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달보다 더욱 악화된 수치다. 올 1월의 경우 중국으로의 마스크 수출중량은 133만1,494kg, 수출금액은 135만3,000달러였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중량과 금액 모두 이미 지난달 전체 수출중량·금액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지난달 마스크 1kg을 약 46달러에 사갔던 중국기업이 이달에는 1kg당 70달러에 사들였는데, 이달 들어 더 비싼 가격에 더 많은 물량을 사간 셈이다. 이처럼 중국으로의 마스크 수출이 급증하면서 그간 계속되던 마스크에서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달 흑자로 전환되는 웃지 못할 일도 나타났다. 마스크 품목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낸 것은 지난 2003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현상은 홍콩과의 무역거래에서도 나타났다. 홍콩으로의 마스크 수출중량은 지난해 1월 1만6,122kg에서 올해 13만4,310kg으로 8.33배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금액도 35만1,000달러에서 464만7,000달러로 13.24배 늘었다. 상황은 이달에 더욱 심해졌는데, 지난해 2월 1만6,122kg이던 수출중량은 이달(1~20일 기준) 13만5,080kg으로 8.37배, 수출금액은 35만1,000달러에서 1,082만9,016달러로 30.85배 늘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더 비싼 값에 더 많은 물량을 사간 것이다. 마스크 유통업체인 네오메디칼의 이상돈 대표는 “기존에는 100만장 가량 재고를 두고 있었다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재고는 2~3일 만에 다 팔리고 현재는 2만장 정도만 겨우 공급받아 판매하는 상황”이라며 “지난해만 하더라도 300원대이던 공급가를 중국 측에서 2,000원까지 올려놓으면서 유통업체들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의 정부의 마스크 국외 반출 차단이 전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홍남기 경재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량의 마스크를 국외로 반출할 경우 간이 수출 절차를 정식 수출 절차로 전환해 국외 대량 반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마스크 대란이 계속되면서 이날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오는 26일 0시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생산업자의 수출량도 당일 생산량의 10%로 제한하는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마스크 공급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출을 제한하더라도 원부자재 공급 등이 원활하지 않아 마스크 공급에 한계가 있어서다.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마스크 업체 관계자는 “몇몇 공장은 원부자재 공급이 불안해 주문을 먼저 받지 않고 마스크를 생산한 뒤 판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며 “마스크를 살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도, 원부자재가 없어 조만간 마스크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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