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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DC "팬데믹 가능성" 경고...LA 선박화물 25% 급감

[코로나19-금융위기보다 센 쇼크 온다]

美 내부서 확진자 증가 땐 소비시장 직격탄·제조까지 타격

코로나 확산 → 中 침체 → 수출국 충격 → 세계경제 둔화 악순환

기업·국가신용등급 하향...회사채시장으로 혼란 이어질수도





지난달 북미에서 가장 큰 항만 가운데 하나인 로스앤젤레스(LA)의 화물 취급량이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는 무려 25%나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진 세로카 LA항만 이사는 “이달 11일부터 오는 4월1일까지 총 40척의 운항이 취소됐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근로자들이 완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항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매주 21만개의 컨테이너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항은 현재 빈 배나 화물이 거의 없는 선박만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해운 분야를 강타했다”며 “주요 항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금융시장 충격을 넘어 실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중국의 생산둔화가 공급감소로 이어지면서 물동량이 줄어 미국에까지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질병통제센터(CDC)가 코로나19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서플라이체인) 붕괴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당장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상반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2.5%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의 척도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이날 3.2% 내린 것을 비롯해 4거래일 연속 12%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6일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5%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4%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5%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코로나19 확산→중국 생산차질 및 성장률 급락→한국·독일 등 수출국 영향→글로벌 경기둔화 가속화’라는 악순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공급망 붕괴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고문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공급망 혼란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업과 국가신용등급 하향을 부르고 회사채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한국은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의 일부분이어서 확진자 증가가 의미가 있다”며 “특히 부산은 주요 허브 항만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이 클 것으로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소비가 경제성장의 70%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우 지금 당장은 이 같은 고리에서 비켜나 있는 듯 보이지만 실물경제 영향의 확고한 지표나 다름없는 화물 물동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조만간 C스톰(코로나19 충격파) 영향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미 CDC는 “이 나라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 사태가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날 것이냐의 문제”라고 경고했다. 미 내부에서 확진자가 늘게 되면 소비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 경우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제조업도 꺾일 수 있다.

이날 미 주요 지수가 이틀 연속 3%대 급락한 것도 △미국 내 확산 가능성 △글로벌 공급망 붕괴 △증시조정 같은 이유가 뒤섞여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단기간의 성장 차질만 가져오기를 바랐지만 이런 낙관론이 점점 회의론으로 바뀐 것”이라며 “은행과 소비재 기업, 식당 업종 주가가 하락하면서 미국 내 소비지출 후퇴에 대한 두려움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은 타격이 클 수 있지만 미국은 잘 버티고 있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공포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가 과거의 사스보다 피해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2002~2003년에 발생한 사스는 글로벌 경제에 약 400억달러(약 48조6,600억원)의 손실을 끼쳤다. WSJ는 “코로나19가 많은 기업들의 성장 전망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경제활동이 장기적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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