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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규제 부작용에 더 멀어진 꿈...월급 15년 모아야 서울서 내집 산다

작년 4분기 소득3분위 집값배율

14.5로 역대최고...文정부서 급등

소득 하위 20%가구는 20년 걸려

전국은 5.4로 하락...양극화 심화

집값 안정위한 획기적 공급책 필요





현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대책을 내놓은 것만도 무려 열아홉 차례에 이른다. 하지만 서울 집값은 대책이 나올 때 잠시 주춤하다 다시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급을 원하는데 정부 정책은 이를 외면한 채 수요 억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소득은 줄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산층이 서울에서 중간값의 주택을 사려면 연 수입을 14.5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소득별 양극화는 더 심화하는 상태다. 이 이면에는 규제의 부작용이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4.5년간 돈 한 푼 안 써야 한다=28일 KB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서울에서 중간값 주택을 사려면 중산층은 14.5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12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KB 부동산이 통계청의 4·4분기 가구소득(3분위)을 바탕으로 집계한 주택 가격(서울 3분위 주택가격)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율(PIR)’ 결과다. 금융위기 발발 직후였던 2008년 당시 서울의 PIR은 11.9였다.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던 2014년 1월에는 8.8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다시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PIR이 급격히 오른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다. 2017년 1월 10.5이던 서울 PIR은 2018년 11월 14.3까지 치솟았으며 이후 9·13대책의 영향으로 줄어들다 지난해 12월 14.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양극하는 더 심화하고 있다. 저소득 계층일수록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가구 연소득 중 하위 20% 이하(1분위)에 속하는 가구가 가장 저렴한 20%에 속하는 서울 집을 구매할 때의 PIR은 2015년 1월에는 12.5였지만 지난해 12월은 20.0이었다. 20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1분위 가구가 가장 비싼 상위 20%의(5분위) 주택을 구매하려면 109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집값은 2.56% 올랐다. 특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예고한 것이 불쏘시개가 됐다. 여기에 12·16대책이 발표되면서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은평구 등 대체로 9억원 이하로 거래되던 외곽지역까지 집값이 상승했다. KB 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 1월 9억1,216만원으로 9억원을 처음으로 넘긴 데 이어 2월에는 3.9% 오른 9억4,798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소득은 경기 악화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주택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득이 같이 올랐기 때문에 PIR이 유지됐는데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구 소득이 주택 가격 상승세를 따라오지 못했다”며 “PIR 수치 변동 중에서는 가장 안 좋은 케이스에 직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지방 집값 양극화, 전국 PIR은 하락=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수많은 정책이 오히려 서울과 지방을 양극화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PIR 지표에서도 이는 드러났다. 서울과 달리 전국 기준 PIR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PIR은 5.4로 전년 같은 달의 5.7보다 오히려 낮았다. 서울 집값과 달리 지방의 집값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만 집값이 급등한 양극화의 방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결과적으로 서울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대책이 서울의 희소성만 더 키우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PIR이 상승할수록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단순히 주택 매매가격이 오른다는 의미를 넘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임대료도 함께 높아져 의식주와 같은 생존을 위한 기본비용이 높아지는 ‘고비용 사회구조’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소득 중에서 주거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결국 다른 부문에 지출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경제 활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결혼 포기, 출산 포기 등 이른바 ‘삼포족’의 확산도 결국 주거비용과 이어지는 문제기 때문에 PIR 증가 추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공급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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