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에 차고 나온 ‘박근혜 시계’를 놓고 3일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고 있다.
전날 이 총회장이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사실이 알려지자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들은 ‘가짜 박근혜 시계’라고 주장했고, 미래통합당은 선 긋기에 나섰다.
그러나 시계의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부터 ‘신천지=새누리’라는 주장, 미래통합당과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김진태 통합당 의원은 이 총회장이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것은 저열한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권에서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으니 (여권에 보내는) 나 좀 잘 봐달라’는 메시지 아니었겠느냐”고 해석했다.
차명진 통합당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만희는 가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와 자신을 잘못 건드리면 여럿이 다칠 수 있음을 암시했다”며 “하긴 신도가 26만이니 그런 연줄이 어디 하나둘일까”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신천지 교주와 중고나라 판매자가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보다 권위 있나”라며 “이제 중고나라 판매자가 믿음의 대상이고 교주인 상태인 것이 아니면 회개하자”라고 말했다.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와 유사한 ‘금장 박근혜 시계’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근거로 진품이라는 네티즌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 “금시계, 금줄 시계를 만드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청와대 시계를 갖다가 금줄로 바꾼 것 아닌가. 이게 과시욕 아니겠나”라며 시계가 진품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사교 교주들은 본인을 과시하려는 면이 있다. 일부에서 (이 총회장이) 통합당과 관계가 있다는 설이 있는데, 그러한 것도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총회장에게 “특정 정당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국민적인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근혜의 시대는 갔고 박근혜의 시간은 감옥에서 멈추었건만…”이라며 “유독 박근혜의 시계는 계속 돌고 있나요?”라고 적었다.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페이스북에 “박근혜가 이만희만을 위해 금장 박근혜 시계를 제작해 선물했을 수 있다”며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이만희를 비롯한 박근혜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물론이며, 박근혜와 이만희의 대질신문도 반드시 필요하다. 윤석열(검찰총장)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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