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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옳은 일을 하자

성행경 사회부 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다. 확진자가 7,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50명을 헤아린다. 사망자 중 다수가 기저질환을 앓았다고는 하지만 허망하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극에 달한다.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탓에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방콕 증후군’이라고 설명하려니 씁쓸하다.

걱정은 또 있다. 마스크 사기가 정말 힘들다. 마스크 몇 장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긴 줄을 서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급기야 국민 1명이 일주일에 마스크를 단 2개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졌다. 수요가 폭증하는데 공급이 달리니 정부로서도 별 뾰족한 방법이 없었겠지만 대리 수령을 제한했다가 대통령이 범위를 넓히라고 지시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어르신과 어린이를 조금이라도 배려했다면 일을 이렇게 처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초유의 사태다. 전에 없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래저래 힘들지만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에서 큰 위안을 얻는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경북으로 달려간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간호사관학생들의 헌신이 눈물겹다. 그들의 땀에 절은 가운과 마스크 자국이 깊게 패인 얼굴에서 희망을 본다. 마스크를 사는 데 보태라며 자치단체에 익명으로 기부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감동적이다. 인간이 전염병을 스스로 불러들였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결국 사람의 몫이다.



시간이 흐르면 코로나19가 물러가고 후유증도 어느 정도 극복될 것이다. 그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메르스 때를 교훈 삼아 음압병상 등 치료시설을 늘리고 대비했지만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치료 백신이야 누군가 개발하겠지만 제도·정책적으로 지원할 분야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례로 전국의 감염내과 전공의가 300명이 채 안 된다. 의대에서 예방의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매년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돈이 안되는 분야라서 그럴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의식하며 살면서 고(故) 이종욱 박사를 떠올렸다. 소아마비와 결핵 퇴치를 위해 전 세계를 누비다 과로로 61세라는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이 박사의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취임사의 한 대목이다.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올바른 장소에서 해야 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일생을 전 세계 빈곤층의 의료환경 개선과 전염병 방지를 위해 바친 이 박사는 늘 ‘옳다면 행동하라’고 했다. 서로 배려하고 연대하자.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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