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반화되고 있는 화상회의 등을 두고 대형·중소형 법무법인(로펌)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보통 로펌에서 이뤄지는 자문 등은 의뢰인이 동석해 이뤄졌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접 대면이 어려워진 탓에 대형 로펌에서는 최근 콘퍼런스콜이나 화상회의를 주로 이용한다. 반면 중소형 로펌의 경우 관련 시설이 없어 휴대폰 화상 통화 등에만 의존하다 보니 사건 수임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화우·율촌·광장 등 대형 로펌은 사내 화상회의실을 자문 등 업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대(對)고객 법률 서비스의 주를 이뤘던 대면 상담·자문에서 비(非)대면으로 방식을 전환한 셈이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자 오히려 기업 등 고객들이 직접 만나는 걸 꺼린다”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재판이 연기되는 데 따라 늘고 있는 자문 수요를 콘퍼런스콜이나 다자간 또는 1대1 화상회의 등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앤장은 전용 프로그램과 솔루션 이용을 확대해 자문 등 업무를 직접 대면이 아닌 화상·전화 회의로 대체하고 있다. 또 외부에서도 화상·전화 회의에 접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웹 콘퍼런스 솔루션을 고객 미팅이나 회의에 활용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늘어나는 고객 수요를 위해 추가 투자에 나선다. 최근 화상전화 전용 회의실을 갖추는 데 대한 논의를 완료하고 조만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소형 로펌에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한 탓에 이 자체가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의뢰인을 직접 만나기도 어렵다는 점이 새로운 소송을 맡는 데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사건의 재판이 늦춰지는 가운데 자문 등 업무도 맡기 어려운데다 신규 사건 수임도 어려워지는 등 3중고에 빠진 셈이다.
한 중소형 로펌 대표는 “수임 사건은 물론 자문 등 업무를 위해서도 화상회의 시스템이 필요한 건 사실이나 추가로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여력이 없다”며 “이 때문에 소속 변호사들이 휴대폰 화상 전화나 스피커폰 통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문제는 수가 사건 수임 문제”라며 “개인의 경우 직접 만나기가 어렵고, 기업들도 화상회의 등을 통한 논의를 원하면서 사건을 새로 맡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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