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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획·연재
[오늘의 경제소사] 1945년 도쿄 대공습

인명피해, 원폭 사망자 합계와 비슷

폭격 후 석조 및 콘크리트 건물만 남은 도쿄의 모습. 3분의1이 불탔다.




1945년 3월10일 0시7분 일본 도쿄. 미 육군 항공대의 B-29 폭격기 한 대가 고도 1,300m의 저공비행으로 폭탄을 떨어뜨렸다. 바로 뒤 다른 B-29가 교차 항로로 지나갔다. 한밤중의 도쿄 시내에 X자형의 불길이 치솟고 지옥이 찾아왔다. 344기의 B-29 폭격기가 두 시간여 동안 소이탄 1,665톤을 퍼부었다. 도쿄 경시청 집계에 따르면 8만3,793명이 죽고 4만918명이 중상을 입었다. 미국이 투하한 M69 소이탄 32만7,000여발은 일본의 목조가옥 28만8,358채를 태웠다. 100만명이 넘는 민간인이 다치거나 집을 잃고 겨울 추위에 떨었다.

인명피해 기준으로 도쿄 대공습은 최대 기록으로 남아 있다. 도쿄 대공습의 인명피해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사망자 합계와 비슷하다. 9만여명이 아니라 15만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강제징용 등으로 도쿄에 거주하던 조선인 사망자도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미군의 공습은 의도된 행위였고 계획대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도쿄 대공습은 군사 목표를 정밀타격하는 평소 미군의 폭격 방식과 전혀 달랐다. 민간과 군을 가리지 않고 때렸다. 미군의 이날 공격 특징은 세 가지. 첫째, 낮게 날았다. 1944년 말부터 일본 본토 폭격을 시작한 B-29 폭격기는 9,000m 상공에서 폭탄을 뿌렸다.



도쿄 상공에 흐르는 제트기류로 명중률이 낮았지만 미군은 일본 요격기와 대공포탄이 도달하기 어려운 고고도 폭격 전술을 지켜왔으나 이날은 고도를 1,500m 이하로 낮췄다. 초저고도 폭격을 위해 미군은 수일간 훈련 비행까지 거쳤다. 폭격 날짜도 바람이 많이 부는 날로 잡았다. 둘째는 야간 폭격. 야간 전투기가 없는 일본의 약점을 파고 들었다. 셋째는 탄종. 대부분 소이탄을 뿌렸다. 피폭지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강에 뛰어든 사람들 일부는 끓는 물에 죽었다.

폭격 방식을 바꾼 장본인은 커티스 르메이 소장. 고도와 주야간을 가리지 않은 폭격 이후 명중률이 크게 올랐다. 르메이가 지휘하는 B-29는 도쿄뿐 아니라 일본의 주요 도시를 소이탄으로 폭격, 잿더미로 만들었다. 전후 무차별 폭격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민간인 희생이 안타깝지만 무고한 민간인은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그는 “집집마다 부품을 만드는 가내공업 방식의 군수산업을 부순 것”이라는 궤변도 늘어놓았다. 일본인들은 이맘때면 피해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충칭을 비롯한 중국 곳곳에서 똑같은 짓을 먼저 저질렀으니까.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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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실 권홍우 논설위원 hongw@sedaily.com
사회에 진 채무가 많은 뉴스 전달 머슴입니다.
주로 경제 분야를 취재해왔지만 지금은 국방, 안보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땅의 역사와 사람을 사랑합니다. 연재 중인 '권홍우의 오늘의 경제소사'에 관심과 질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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