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KF94등 보건용 마스크 품귀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일반 면마스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면서 지자체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면 마스크 품귀로도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봉제업이 밀집돼 있는 중랑구 면목동 일대 봉제공장들은 밀려드는 면 마스크 생산 주문에 공장을 풀 가동중이다. 중랑구 내 봉제 사업체 숫자는 2,500여개로 종사자만 1만2,500명에 달하는 전국 최대 규모다. 중랑구 소재 봉제 공장의 한 관계자는 “중랑구 일대 면 마스크 하루 생산량은 10만장 정도인데 최근 서울시 등 지자체로부터 주문이 몰려 전체 공장을 풀가동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도 “한 지자체로부터 최근 면 마스크 주문을 많이 받아 공장을 밤새 돌리고 있다”며 “하루에 3,000장 정도 만드는데 최근 수 년간 이 정도 주문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면 마스크는 대부분 서울시 등 지자체들이 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이 보건용 마스크 품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시는 면목동 봉제공당 외에 전국적으로 최대 500만장 규모 면 마스크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우선 중랑구 봉제조합에 10만장의 면 마스크 생산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용 마스크 품귀 사태가 면 마스크로 옮겨 붙을 가능성도 보인다. 면 마스크 주문이 급증하자 유통업자들도 면 마스크 확보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하루에 만개 정도의 면 마스크를 확보하려고 하는데 지자체 등의 수요가 몰리면서 기존 거래선에서 납품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KF94 등) 보건용 마스크를 생산하는 업체들과 달리 면마스크를 만드는 업체들은 가내수공업 규모다 보니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 많지 않아 재고 확보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지자체발 면마스크 수요가 보건용 마스크 품귀에 이어 면마스크 품귀사태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보건용 마스크 핵심 부자재인 멜트블로운(MB) 필터 부족에 따른 보건용 마스크 품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면 마스크 수요가 폭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국내 보건용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 1,060만장 수준으로 MB필터 부족으로 생산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해외서 MB필터 조달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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