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미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밤 TV생중계에서 한 코로나19 관련 대국민연설에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하며 자신들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과거 36년간 자신이 상원의원을 지낸 델라웨어주를 찾아 연설하며 “불행히도 이 바이러스는 현 행정부의 심각한 결점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중의 두려움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부족으로 증폭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한심할 정도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는 정치적 소속이 없다. 그것은 국적·인종·성별·우편번호를 차별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전면적인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샌더스 상원의원도 이날 자신의 지역구이자 과거 시장을 지낸 버몬트주 벌링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큰 전쟁 규모”라며 “무능하고 무모한 정부가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위기가 자신이 주장해온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증폭시켰다면서 ‘메디케어포올(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해 전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의료보험이 무료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세에 트럼프 재선캠프는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박했다. 캠프는 바이든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했지만 바이든은 시민의 두려움을 부추기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또 샌더스를 향해서는 “그의 계획은 의사와 의료 종사자들에게 그 직종을 떠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미국이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준비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잘못된 처방’을 내놓았다고 맞불을 놓았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바이든과 샌더스의 TV토론 일정도 변경됐다. 당초 두 사람은 오는 15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경선 TV토론을 할 계획이었지만 워싱턴DC의 CNN방송 스튜디오에서 청중 없이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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