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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소비쿠폰 효과의 지속가능성  

21일부터 소비쿠폰 신청 시작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 높지만

물가 자극, 재정 부담 우려도

지속가능한 소비로 이어질지

李정부 관리 능력 시험대 올라

사진 제공=GS25




‘자녀 학원비 결제, 소고기 사 먹기, 안경 구입, 미용실에서 머리 하기….’

지인들에게 “민생 회복 소비쿠폰(소비쿠폰)을 받으면 어디에 쓰겠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들이다. 1인당 기본 15만 원씩 받는다고 해도 4인 가족이면 60만 원이라는 ‘공돈’이 한번에 생기는 만큼 이를 어디에 쓸지 다들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이재명 정부의 첫 소비쿠폰 1차 지급 신청이 21일부터 시작된다. 국내 거주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15만 원에서 최대 45만 원까지 차등 지급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민생 회복 지원금으로 12조 원을 책정했다.

나라에서 전 국민에게 주는 공짜 돈인 데다 11월 30일까지 소비 기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해당 기간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도 소비쿠폰 지급이 경제에 훈풍을 일으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고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내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보다 27포인트 오른 102를 기록했다. 2021년 3분기(106)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경기 부진과 소비 위축 장기화로 지난해 폐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소비쿠폰은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이번 소비쿠폰의 사용처를 연 매출 30억 원 이하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소비쿠폰 지급 등을 담은 추경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14~0.32%포인트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0.8%를 제시한 만큼 1%대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소비쿠폰 지급을 앞두고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해 2개월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이는 올 1월(2.2%)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특히 가공식품과 수산물 등 식료품 가격이 크게 뛰며 체감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쿠폰 지급이라는 현금성 지원이 더해지면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공공요금과 최저임금 인상 등 새로운 물가 자극 요인들도 대기하고 있다.

소비쿠폰 지급을 위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쿠폰 전체 사업비 13조 2000억 원 가운데 90%는 국비로,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4500억 원가량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되며 경기도 역시 세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소비쿠폰 지급으로 180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막대한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소비쿠폰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DI에 따르면 2020년 5월 코로나19 1차 재난지원금의 신규 소비 유발 효과는 26.2~36.1% 수준이었다. 국민들이 지원금의 최대 36%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새롭게 소비를 늘렸지만 지원금의 상당 부분은 기존에 계획했던 소비를 대체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김지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의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부터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의 경우 지급 후 5주 동안 소상공인 매출이 4.5% 증가했으나 이 같은 매출 증가세는 소비 기한이 다가오면서 감소했다. 단기적인 소비 촉진 효과를 일으켰지만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소비쿠폰의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신규 소비가 확대되면서 경기 진작과 물가 관리, 재정 건전성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지속 가능한 소비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정부의 정책 관리 능력을 보여줄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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