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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文정부 경제관료가 사는 법

경제부 한재영 기자





마스크 대란이 절정이던 지난 6일. 공무원 A의 눈은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그는 “이제 와서 공무원을 희생양 삼는 이유가 도대체 뭐냐”며 울듯 말했다.

전날 정부는 출생연도별 구매 5부제, 대리구매 금지(장애인만 예외)를 담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자 하루 만인 6일 문재인 대통령은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정책 실수요자 입장에서 예상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질책성 보완 지시를 했다. 밤낮 마스크 대책을 짜낸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내용을 사전 조율한 청와대가 여론 반응이 좋지 않자 자신들에게 덤터기 씌웠다는 억울함이 터져 나왔다.

청와대·여당의 관료 대우는 이런 식일 때가 많았다. 가장 최근에는 집권여당 대표가 추가경정예산 증액에 난색을 보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야당도 아닌 여당 대표가 경제부총리 거취를 운운한 것도 황당하지만 여당이 마치 정부 추경안을 생전 처음 본 것처럼 증액을 요구한 것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정치적 쇼잉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추경 발표에 앞서 2일 추경안을 놓고 당정협의를 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1조원이 넘는 추경안을 마련”했다며 홍보까지 했다. 심지어 추경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4일 오전에도 당정청 회의를 했다. 정부 추경안이 11조7,000억원 규모라는 것을 사전에 알았다는 의미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추경 증액을 닦달하는 것은 공무원을 희생양 삼아 인기를 얻으려는 나쁜 정치병의 증상일 뿐이다.

청와대 정책실장과 여당 원내대표가 공개된 회의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른 채 “(관료들이)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 많이 한다”고 뒷담화를 한 적이 있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용하고 뒷담화 할 줄이나 알지 전문가 집단으로서 경제관료를 대우할 줄 모른다. 정치꾼들이 경제관료를 우습게 본다. 슬픈 일이다.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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