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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제2의 뉴딜'이 필요하다"

[코로나19 경제위기-글로벌 석학 진단]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美 팬데믹은 이제 시작…현금살포 효과 없어

 이대로라면 'L자형 경기침체' 피하기 어려워

 국민 1인당 1,000弗 지급도 결국은 돈 낭비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재정카드 꺼내야

 美 이어 금리인하 한발 늦는 韓銀

 시장에 미치는 효과 반감 불가피

손성원 교수




미국 내에서 손꼽히는 경제전문가인 손성원 SS이코노믹스 대표 겸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이제 시작”이라며 “이대로라면 L자형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민 1인당 1,000달러(약 120만원)씩 나눠주는 현금 살포는 경기진작에 효과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 교수는 16일(현지시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QE)에도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1~12% 대폭락한 것을 거론하며 “투자자와 국민이 놀랄 정도의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공지출 계획을 통해 정부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연방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이 없으면 금융시장 공황과 심각한 경기침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V자 형태의 회복은 바이러스 확산을 쉽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손 교수가 생각하는 방안은 공항이나 도로·항만 같은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다. 그는 “찔끔찔끔 돈을 써서는 낭비만 하지 성과가 없다”며 “인프라 투자는 국가 경제에 필요한 부분이고 건설이라는 게 인건비와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소 5,000억달러 수준의 인프라 투자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내 코로나19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은 진단키트가 부족한데다 개인의 자유를 무엇보다 중요시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와 진단을 공격적으로 하거나 강제로 하기 힘들어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정부가 허가권을 가진 식당이나 주점 같은 공공시설에 대한 영업을 중단시키는 방안을 주로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모든 단계에서 격리 치료와 보고를 요구하고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공안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검문도 가능하다. 반면 헌법상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권고 이외에 직접적인 강제조치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손 교수는 최근 경기부양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1,000달러 일괄 지급 방안은 명확히 반대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닥터 둠(Dr. Doom)’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에 이어 지난 2012년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 등이 이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나눠주면 350억달러가 든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정치권에서 이 같은 개념의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2008년을 비롯해 예전에도 (현금지급을) 해봤는데 큰 효과가 없었다”며 “미국도 했고 일본도 했는데 결국 돈만 낭비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돈이 있다고 해서 식당과 가게·극장에서 소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날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에 대해서는 한발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은 발표는 연준의 전격 금리 인하 후, 국내 주식시장 장 마감 뒤에 나왔다. 그는 “한은은 연준이 움직인 뒤에 금리를 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고 피츠버그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손 교수는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WSJ) 선정 최고 이코노미스트 1위에 오른 경제전문가다. 미국 웰스파고은행 수석 부행장과 한미은행장을 거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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