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의 카프로 매각이 무산됐다. 주식까지 넘겼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양측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주식매매계약(SPA)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프로 의 2대 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23일 보유 지분 전량(382만주)을 넘기는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결국 매각하는 데 실패했다. 인수 대상자는 우현과 울산스틸이엔지로 SPA를 체결한 상태였다. 주당 가격은 3,200원으로 총액은 122억원 규모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28일 지분을 모두 인수자 측에 넘기기도 했다. 계약 체결을 기정사실화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보름도 안 돼 SPA는 취소됐다. 우현과 울산스틸이엔지는 지분을 지난 18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반환했다. 카프로 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인수자 우현·울산스틸이엔지가 SPA 해제합의서를 체결해 거래가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반환한 당일 카프로 의 주가는 2,540원대로 인수가보다 20%가량 떨어졌다. 주가가 너무 폭락하자 인수자 측도 부담을 느끼고 인수를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1965년 국영기업 한국카프로 락탐으로 출발한 카프로 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나일론 원료 ‘카프로 락탐’을 제조하는 회사다. 효성티앤씨(298020)가 지분 12.75%로 1대 주주이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대 주주(9.56%)다. 카프로 의 전략적 가치 때문에 효성과 코오롱 측은 차명주식 논란으로 법적 분쟁을 겪기도 했다. 갈등을 봉합한 후에는 지분율 확대를 두고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코오롱 측이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 카프로 락탐을 수입하기 시작하면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서서히 지분율을 낮췄다.
1대 주주인 효성티앤씨는 카프로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 효성티앤씨는 내부 유보금으로 카프로 주식 약 44만주를 장내 매수, 지분율을 기존 11%대에서 12.75%까지 끌어올렸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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