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박사' 조주빈, 2년5개월 봉사 활동에…전문가 "죄책감 덜기 위한 행동"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 사진=오승현기자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과거 행적이 알려지면서 2년 전 장기간 자원봉사를 한 이유를 놓고 의문이 제기됐다.

25일 인천시와 인천 모 비정부기구(NGO)는 “조씨가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한 시점이 2017년 10월”이라며 “조씨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군대 동기와 함께 이 봉사 단체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당시 조씨는 군에서 전역한 뒤, 본래 다니던 인천의 한 전문대에 곧바로 복학했다. 이후 그는 지난 달까지 2년 5개월 동안 인천 지역의 보육원 2곳을 비롯해 재활원, 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5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총 55차례, 231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했다. 그 중 보육원 2곳에서만 10차례 40시간을 보냈다. 박사방을 운영하면서도 보육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 것이다.

이날 인천시 관계자는 “조씨가 2018년과 지난해 봉사활동을 한 보육원 2곳에서 지내다 퇴소한 아동 8명을 대상으로 피해 여부를 조사했다”며 “조씨는 보육원을 4∼5개월에 한 번씩 가끔 들렀기에 다행히도 아이들이 조씨를 기억조차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되자, 일각에서는 ‘보육원 등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맘카페 등에는 ‘그가 보육원에도 봉사활동을 갔다는데 범행대상을 물색하러 간 것 같다’라거나 ‘안 잡혔으면 친밀함을 미끼로 보육원의 아이들한테 범행했을 수도 있어 무섭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조씨의 지인 이야기를 근거로, 그가 자원봉사를 통해 ‘학창 시절과 군 복무 때 가진 외모와 학벌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 아니냐’, ‘단순히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 였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조씨의 과거 봉사활동 경력과 성 착취 등 범행을 연결할 고리는 현재까지 나온 게 없다”면서 “악랄한 범행으로 인한 죄책감을 덜기 위한 행동, 합리화 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조씨의 행동을 추정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죄책감이나 비난 가능성을 희석하기 위해 악랄한 범행을 저지르면서도 봉사활동을 한 것”이라며 “스스로 합리화하는 과정을 통해 계속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가면을 써서 악랄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사람들 입장에서는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조씨처럼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는 범죄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적인 모습”이라고 보았다.

한편 조씨는 이날 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그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박사방 피해자는 74명이며 이 중에는 미성년자 16명도 포함됐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