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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한 콘텐츠산업 '장수 비결' 모색한다

■콘진원 '사회적가치 창출센터'

음원사재기 등 불공정 없애

콘텐츠 공정상생 환경 조성

연예인 성폭력 피해 지원도





#방송업계 종사자 A씨는 구두계약으로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했다. 방송 편성이 잡혀야 업체도 실제 수입이 생기는 까닭에 임금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일을 했다. 여러 방송사의 편성을 타진했지만 프로그램은 최종적으로 방영이 불발됐다.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A씨가 문을 두드린 곳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의 사회적가치 창출센터다. 문화산업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임금 체불이나 업체 간 갈등, 불공정 계약에 대해 지난해 이 센터로 접수된 신고만 34건이다. 법률 및 계약 자문 등 상담은 68건에 달했고, 14건에 대해선 소송지원이 이뤄졌다.

#음반업계에서는 실시간 음원차트가 신곡 홍보의 주요 수단이 되면서 인위적으로 순위를 조작할 수 있는 ‘음원사재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음원사재기는 유통시장을 교란하는 등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사회적가치 창출센터 내에 전담 신고창구가 개설됐을 정도다. 특정 가수의 팬덤이 관여할 경우 신고 남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기에 업계 종사자만 신고할 수 있다. 센터는 음원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건강해야 오래 산다. 한국 콘텐츠산업의 지난해 매출규모는 125조 원, 수출액은 103억 달러로 추산됐다. 전년 대비 각각 5.4%와 8.2%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의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도 드리운다. 화려하게만 보였던 연예인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고, EBS교육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보니하니’의 의 미성년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과 폭행 의혹이 제기됐으며, 음원사재기를 둘러싸고 스타들이 SNS 설전을 벌이는 등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모두 콘텐츠 산업이 급성장을 이룬 지난해 벌어진 일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건전화와 공정성 확보를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콘진원이 지난해 11월 서울 역삼동 분원의 간판을 ‘KOCCA 사회적가치 창출센터’로 고쳐 건 이유다. 기존의 △콘텐츠종합지원센터 △콘텐츠공정상생센터 △콘텐츠성평등센터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한 곳에 모은 이 센터는 관련 종사자들의 인권 보호와 근로조건 향상 등 각종 민원 상담과 지원 업무를 통해 콘텐츠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공정상생’이 화두지만 불공정 행태에 관한 민원이 가장 많다. 업체와 종사자, 방송사와 제작사, 업체와 연예인 등 갈등 상황도 다양하다. 박승준 콘진원 사회적가치추진단장은 “센터가 법적기구는 아니지만 신고를 접수했을 때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자문기구가 양쪽 의견을 듣고 합의를 유도한다”면서 “분쟁 발생의 상황이 다양하고 소송으로 번질 경우 시간과 비용이 부담될 수 있기에 중재와 자문기구로 나선다”고 설명했다.

성폭력 피해에 대한 신고 건수도 지난해 10건에 달했다. 자신을 드러내며 생활하지만 정작 고충을 말하지 못하는 연예인을 위한 심리상담도 센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지난해에만 111명의 연예인이 358회의 심리상담을 받았다. 아이돌그룹 등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미성년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소양교육에도 1,361명의 청소년 연예인들이 참여했다. 향후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안도 많다. 대중문화예술분야를 위한 표준계약서와 공정계약 지침 마련이 시급하고, 콘텐츠 생태계 내 아동·청소년 보호와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지난해 말 콘텐츠산업을 전망하며 제시된 8대 키워드 중 하나가 ‘공평하고 올바르게’였을 정도로 건전한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사회적·정책적 노력이 중요한 때”라며 “지금이야말로 콘텐츠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불공정한 관행을 없애고 상생과 사회적 약자 보호 등 함께 잘 살 수 있는 ‘사회적 가치’ 실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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