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010950)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가변동성과 수요 둔화로 회사의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재무지표가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S-Oil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31일 밝혔다. 모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장기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전년 대비 40% 하락해 배럴당 평균 3.0~3.5달러를 기록했다. 10년 평균인 5.0~6.0달러의 반토막 수준이다. 올해 1분기 평균마진은 배럴당 1달러 미만으로 추가 급락했다.
S&P는 정제마진 약세를 야기하는 수요 둔화가 향후 6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S&P는 글로벌 GDP 성장률전망치를 1.0~1.5%로 제시하고 있다.
유가 급락에 따라 재고 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S-Oil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S&P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투입비용 하락으로 인한 마진 상승, 운전자본 증가로 인한 안정적 현금흐름, 수요 회복 전망 등 긍정적 영향도 함께 고려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같은 전망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이 큰 폭으로 저하된 가운데 과거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S-Oil은 2016~2018년 약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잔사유 고도화 시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ODC)로 구성된 복합석유화학시설을 완공했다. 회사의 차입금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2016년 2조원 이하였던 S-Oil의 차입금은 2018년 약 6조원 수준을 보였다. S&P는 “지난해부터 업황이 둔화되면서 실적 회복과 차입금 감소가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까지 조정 차입금이 약 6조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는 회사의 장기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다.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특별지원 가능성이 커진 만큼 자체신용도 저하를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P는 S-Oil를 아람코 그룹 내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회사(strategically important)’로 분류하고 있다. S&P는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인접한 S-Oil이 효율성 높은 대형 정유 및 석유화학 설비를 기반으로 아람코의 글로벌 사업다각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모기업인 사우디 아람코가 특별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내다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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